요즘 인기라던 갤럭시 S24 울트라를 구입했다.
2011년 첫 스마트폰인 애플 아이폰4를 시작으로 갤럭시노트2, 갤럭시 S6 엣지, 갤럭시 S8, 갤럭시 S10 플러스, 갤럭시 Z 플립4에 이은 일곱번째 스마트폰이다.
삼성 갤럭시에 대한 특별한 애착으로 갤럭시 스마트폰만 구입한 건 아니다. 그저 직업 특성상 통화중 녹음기능이 절실하다보니 갤럭시 스마트폰을 구입했고, 어느덧 안드로이드 시스템에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탓이다.
◆왜 ‘갤럭시 S24 울트라’였을까
첫 스마트폰은 대학생이었지만 일곱번째 스마트폰은 서른 후반이다. 몇 년 뒤면 ‘불혹’의 나이다. 새로운 갤럭시 S24 시리즈가 새로운 스펙이나 획기적인 기능을 도입했다고 해도 빠르게 적응하기 쉽지 않다. 불혹의 나이란 흔들리지 않는게 아니라 유연하지 못하게 되는 나이인가 싶다.
구매의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번 갤럭시 S24 울트라의 이유는 바로 직전에 썼던 플립4의 아쉬웠던 점을 보완하고 오래 쓸 목적이었다.
직전에 사용했던 갤럭시 Z 플립4는 디자인적으로 탁월했다. 한 눈에 꽂혀서 에디션인 퓨어화이트 색상을 선택했다. 플립4의 장점은 많았지만, 아쉬웠던 점만 써보자면 배터리 용량이 가장 컸다. 한시도 휴대전화를 손에 놓지 않는 특성상 플립4의 사용시간은 너무나 짧았다. 하루에도 여러번 충전할 정도였다.
두번째는 카메라였다. 광각기능을 구현한 것은 훌륭했으나, 망원 기능은 하드웨어 한계상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얼마나 연약한지 단 한 번을 떨어트렸을 뿐인데 힌지가 박살나는 아쉬운 내구성이 발목을 잡았다. 이 같은 아쉬움이 맴돌아 구입한 지 1년 반 만에 휴대전화를 바꾸는 만행(?)을 저질렀다.
◆‘호갱’되지 않는 방법…‘자급제’ 도전
이번에는 처음으로 자급제로 휴대전화를 구입했다. 그동안 휴대전화 판매업체를 통해 공시지원이나 선택약정할인을 받았다. 하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로 할인의 폭도 적었고, 이른바 ‘휴대폰 성지’라는 곳에 가서 음습하게 시세를 확인해가며 구매를 하는것도 싫증이 났다.
또한 할인혜택을 따져봤을 때 액수 측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물론 성지에서 구매할 경우 1만~10만원 정도 더 저렴할 수 있지만, 삼성 측에서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할 때 잘 올라타면 오히려 더 저렴할 수 있다. 간혹 삼성전자가 협찬을 해주지 않냐는 큰 오해가 있는데,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은 일개 기자 개인에게 협찬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좀 더 할인을 받을까 이틀정도 고민을 하던 찰나 삼성전자의 ‘갤럭시 캠퍼스 스토어’ 할인제도를 발견했다. 쉽게 말해 고등학생, 대학생, 교직원 등 교육할인이다. 마침 늦은 나이에 대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풋풋한 20대 대학생들과 달리 대학원생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재학증명서를 제출해야만 했다. 나이 들어 학업을 이어가는 것도 서러운데 서류를 따로 요구하다니. 물론 이 같은 확인절차는 졸업을 했는데도 할인을 받는 등 악용할 수 있는 사례를 미연에 방지하는 절차다.
게다가 삼성카드로 결제할 경우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었고, 직전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즉시 반납할 경우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이 같은 할인을 끌어모아 S24 울트라 512GB 모델을 정가에서 약 35만원 이상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여기에 통신사 선택약정할인을 받으면 통신비용은 더욱 내려가게 된다.
◆갤럭시 S24 ‘울라리’ 개봉기…디자인과 카메라 성능
주문을 하고 다음날 S24 울라리가 도착했다. 울트라를 ‘울라리’라고 부르는 것은 요즘 유행어에 탑승하려는 심리일 뿐이다. 어린아이가 선물을 기대한 것 마냥 밤잠을 설쳤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곧 불혹의 나이다.
봉인된 박스를 개봉하니 초록빛의 S24 울라리가 보였다. 초록색을 선택한 이유는 며칠 전 서울 강남역 인근 삼성스토어에 방문해 가장 마음에 드는 색상을 골랐다. 초록빛을 묘사하자면 조금 탁한 은은한 초록색이다. 공식적으로는 ‘옥색’이라고 하는데 일본 만화 포켓몬스터의 ‘이상해씨’를 닮았다.
그린과 함께 가장 고민했던 색상은 오렌지였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봤는데 한 눈에 시선을 빼앗겼다. 오렌지색 느낌은 역시 포켓몬스터의 ‘파이리’를 닮았다. 하지만 파이리가 아닌 이상해씨를 선택한 이유는 너무 화사해서 나이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일 모레 불혹의 나이의 남성이 강렬한 오렌지 색상의 스마트폰과 과연 어울릴까. 마치 초등학생 시절 포켓몬스터 레드 버전 게임을 할 때 첫 포켓몬으로 파이리와 이상해씨 중 어느걸 고를까 고민에 빠졌던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갤럭시 S24 울트라와 다른 스마트폰의 차이점은 향상된 카메라 성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잘 알려진대로 S24 울트라에는 현존하는 스마트폰에 가장 준수한 카메라를 탑재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전작과 달리 망원렌즈 기능은 10배에서 5배줌으로 줄었다. 일상생활에서 10배줌을 사용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5배줌의 화질을 향상시키는데 집중했다는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5배줌 카메라는 달의 모습과 명암도 촬영할 수 있을 정도로 향상됐다.
그렇다고 해서 S23 울트라에 있던 카메라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점은 아직 느낄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S23 울트라의 카메라가 더 낫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삼성 측은 카메라 센서의 물리적인 면적이 약 2배 커져 성능 향상을 이뤄냈다고 한다. 또한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더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 기능과 아쉬운 점
전작인 S23 울트라에서 못 보던 기능은 인공지능(AI) 기능이다. 외국인과 통화를 하면 AI가 동시에 통역을 해주는 기능이 탑재됐다고 한다. 다만 아직까지 외국인과 통화를 한 일이 없어 테스트를 하지 못했다.
이외에도 사진에서 특정 인물이나 물체를 지우는 ‘AI 지우개’가 눈에 띄었다. 간단하게 대상을 클릭 몇 번 하면 삭제가 가능하다. 또한 꽤나 자연스럽게 지워진다. 물론 복잡한 배경의 사진에서 사용하면 티가 날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은 갈 수록 개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그다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번 갤럭시 S24 울트라에서 특별히 마음에 들었던 기능은 ‘Always On Display’(AOD) 기능이다. AOD 기능이란 쉽게 말해 화면을 껐을 때도 화면에 원하는 디자인의 날짜나 시간, 그림 등이 계속 표시되는 기능이다.
기존의 갤럭시 시리즈에서도 AOD 기능은 있었지만, S24 시리즈는 화면 전면에 AOD 기능을 제공한다. 과거에는 있어도 안쓰는 기능이었다면, S24 시리즈에는 화면 전면에 자연스럽게 적용돼 디자인 성능을 살린다. 배터리 소모도 거의 없다.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 특별한 건 없지만, 주변 사람들 평을 들으면 두 가지로 요약됐다. 가장 먼저 무겁다는 점. S24 울라리의 무게는 232g으로 전작 S23 울트라보다 불과 1g 가볍다. 또한 애플의 아이폰 14 프로맥스보다 11g 무겁다. 큰 차이는 아니어보여도 손으로 들면 제법 무게감이 느껴진다. 주변에서 호기심에 S24 울트라를 들어본 사람들의 첫 마디가 ‘무겁다’였을 정도다. 마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울라리’(울트라리스크) 같은 무게감이다.
두 번째는 비싸게 느껴지는 가격이다. S24 울트라의 출고가격은 256GB 169만8400원, 512GB 184만1400원, 1TB 212만7400원이다. S24 울트라를 샀다고 주변에게 말하면, 지인들은 매우 관심을 보이면서 성능에 감탄했지만, 가격을 듣고 놀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물론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플래그십이기 때문에 비싼 가격은 필연적일 수도 있다. 다만 경쟁 상대가 아이폰 프로 맥스라는 점에서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가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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