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개막은 처음… 65일간 대장정
‘어둠에서 보기’ 주제로 현 시대상 고찰
중앙·초량동 등 원도심 일대서 전시
장르 결합한 협업 프로그램 등 눈길
부산 고유의 정체성을 담은 문화예술 콘텐츠로 현대미술의 새로운 담론과 비전을 제시하며, 국내외 활발한 예술 교류를 통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부산비엔날레’가 올여름 부산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부산시는 8월17일 개막하는 ‘2024 부산비엔날레’가 10월20일까지 65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고 6일 밝혔다.
올해 전시회는 ‘어둠에서 보기’라는 주제로 사상 처음 한여름인 8월에 진행된다. 부산을 상징하는 여름에 문화예술 도시로서의 면모를 더하고, 방학을 맞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981년 부산청년비엔날레를 시작으로 그동안 가을의 시작과 함께 9월 개막하는 전통을 이어왔으나, 올해 개막을 2주 정도 앞당겼다. 부산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인 바다를 충분히 즐기고, 문화예술의 바다에 흠뻑 빠져 볼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올해 부산비엔날레는 뉴질랜드 출신 베라 메이와 벨기에 국적의 필립 피로트 2명의 전시감독이 이끈다. 전시 주제 ‘어둠에서 보기’는 오늘날 어둠 속에서 인간의 위치를 다시 상상하는 것을 제안한 것으로, 현재 시대상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상징한다.
이 배경에는 자율적인 무정부 사회의 초기 형태와 같은 ‘해적 유토피아’와 속세로부터 떨어져 나와 운영되는 불교계의 ‘도량’이라는 개념이 도입됐다. 협의체를 통한 의사결정 공동체 사회이자 해방 공간인 이들 두 개념을 포함한 다양한 정신세계와 문화를 탐구하고, 시대에 요구되는 공간과 세계를 재구상한다는 기획 의도가 반영됐다.
전시는 전용관인 부산현대미술관을 비롯한 부산근현대역사관과 중구 중앙동·대청동, 동구 초량동 등 부산 원도심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 부산비엔날레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및 외국 문화예술단체와 전시기획자, 참여 작가와의 협업을 통한 로컬리티의 교류를 확장하는 연계 프로그램이다.
전시주제와 기획 의도를 바탕으로 ‘해적 패널’, ‘해적 카니발’, ‘사운드 프로젝트’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한 협업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이 밖에 포털의 가면 벗기기와 지속가능성 프로젝트 등 관람객의 시각과 청각을 만족시키고, 현재의 문제를 짚어보며 기존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상상과 가능성으로 가득한 공간으로 초대할 연계 프로그램들로 구성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글로벌 허브도시의 바탕에는 문화적 환경을 빼놓을 수 없다”면서 “부산비엔날레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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