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남부시장에 방치된 옛 원예공판장이 서브컬처를 기반의 복합문화 공간으로 탈바꿈돼 시민에게 새롭게 다가선다. 서브컬처는 주류 문화와 다른 소수 문화로 특정 음악과 예술,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문화적 표현이다.
전주시는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남부시장에 자리한 옛 원예공판장 건물을 전시 문화공간으로 꾸며 다음 달 ‘문화공판장 작당’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문을 열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옛 원예공판장은 원예, 화훼류를 도매했던 지상 2층 규모(연면적 1639㎡)의 시설로, 1993년 북부 송천동에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새로 개장한 이후 기능을 상실해 지역 농협 사무실과 임대 상가 등으로 사용해 왔다.
이에 전주시는 이를 매입해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과 유휴 공간 문화재생사업 일환으로 25억원 들여 서브컬처 중심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몄다. 1층은 시군 대표 상품 판매장과 카페, 방문객 쉼터 등으로 갖췄고 2층은 전시실, 문화교육장, 야외 버스킹 등 공유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주시는 21일부터 한 달간 문화공판장 작당 개관을 기념해 ‘희망의 그래피티’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연다. 서브컬처 분야의 대표 미술 장르인 ‘그래피티’ 아트를 통해 이곳의 정체성과 운영 방향을 미리 시민에게 선보이고 남부시장의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응원하기 위한 자리다. 전시는 두 명의 그래피티 작가가 유휴 공간의 재탄생과 ‘스트리트 아트’를 주제로 상호 작용하며, 작가 간 상호 조응을 대칭적인 형태로 구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앞서 전주시는 시대 변화로 기능을 잃고 방치되거나 기억 속에서 잊혀진 노후 건물에 문화예술의 숨결을 불어넣어 시민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카세트테이프를 생산하다 문을 닫은 뒤 20여 년간 방치된 팔복동 산업단지 내 폐공장을 북부권 대표 문화공간인 ‘팔복예술공장’으로 변신시킨 게 대표적이다. 이곳은 2018년 개관 이후 다양한 지역예술인이 가치를 창조하는 예술공장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예술교육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옛 원예공판장이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해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며 “지역 공동체 거점이자 방문객에게 새로운 시작과 도전에 대한 희망을 전하고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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