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도 투표했어요.”
22대 총선일인 10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들은 저마다 재치 있는 방식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투표 인증’을 올렸다. 기존 선거의 투표 인증은 손가락이나 손등에 기표도장을 찍어서 올리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각양각색의 투표 인증 용지가 동원됐다.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자)들은 인기 있는 캐릭터나 연예인의 캐리커처 등이 그려진 용지에 기표 도장을 찍어 투표 참여를 인증했다. 공직선거법상 개인이 준비해 가져간 투표인증 용지에 기표 도장을 찍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투표소 내에서는 촬영할 수 없다.
이날 인스타그램에 ‘#투표인증’을 검색하자 ‘망그러진 곰’, ‘익명이’, ‘농담곰’ 등의 인기 캐릭터를 비롯해 얼마 전 중국으로 떠난 판다 푸바오의 사진이 그려진 용지에 기표도장을 남긴 사진 등이 나열됐다. X(옛 트위터)에는 ‘투표인증’이라는 키워드가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다.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선 응원하는 구단의 우승을 기원하는 인증 용지가 주목받았다. 인증 용지에는 프로야구단 캐릭터와 함께 ‘LG ㅜ승’, ‘한화 ㅜ승’이라고 적혀 있다. ‘ㅜ’ 글자 위쪽에 기표 도장을 찍으면 ‘우승’이라는 글자가 완성된다.
한화 이글스 팬 이도현(29)씨는 “팀을 응원하면서 투표도 독려할 수 있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라며 “사전 투표 때 인증샷을 올렸더니, 주변에서 여러 명이 어디서 (인증 용지를) 구할 수 있냐고 물었다. 확실히 투표 독려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도 인증용지를 이용해 투표 독려 활동을 펼쳤다. 경남 진주시청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진주시 마스코트인 수달 ‘하모’가 그려진 투표 인증 용지를 배포했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지난 5일 “망그러진 곰 투표인증용지”, “귀엽소!”라는 글과 함께 사전투표소에서 캐릭터 투표 인증 용지를 들고 촬영한 사진을 X에 업로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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