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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의 ‘총선 반성문’ 글자 세어본 서영교 “56자 아닌 43자”…이재명은 ‘흐뭇’

입력 : 2024-04-17 16:59:03 수정 : 2024-04-17 16: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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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최고위원회의에서 “尹 대통령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사진 오른쪽)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을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직후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56자 반성문’에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7일 “한 글자씩 세어봤다”며 “43자짜리였다”고 지적했다. 제대로 된 반성이 없었다는 취지의 반응으로 해석되는데, ‘43자짜리 논평을 비서실장에게 대독하게 한 윤석열 대통령을 국민이 좋아하겠나’라고 묻는 서 최고위원의 날 선 모습에 흐뭇한 듯 옅은 미소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총선이 끝나고 여론조사가 나왔다”며 “뉴스토마토 정기 여론조사에 의하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긍정은 약 26.3%라고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말 잘했다’라고 인정하는 사람은 10%대밖에 안 된다”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는 자그마치 약 70%”라고 강조했다. 이를 ‘윤석열 정권에 대한 부정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정리한 서 최고위원은 “나이, 성별, 지역과 진영 모두를 망라해 ‘반윤(反尹·반윤석열) 정서’가 강하다”고 짚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총 10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잘하고 있다’는 26.3%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매우 잘하고 있다’는 10.8%에 ‘대체로 잘하고 있다’는 15.5%다. 반면에 ‘잘못하고 있다’는 69.6%다.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가 17.3%이며,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52.3%로 조사됐다. ‘잘 모름’은 4.1%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6.8%로 집계됐다. 지난 3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서 최고위원은 “반윤 야당이 192석인데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면서 “(총선 직후) 비서실장을 시켜서 달랑 56자짜리 논평을 냈다”고 꼬집었다. 특히 “제가 그 논평을 자세히 읽다 보니까 아무래도 56자가 안 되는 것 같아 한 글자씩 세어봤다”며 “세어보니 56자가 아니라 43자였다”고 어이없어했다. 그리고는 “43자짜리 논평을 왜 56자라고 했을까 생각했더니, 띄어쓰기한 공백까지 넣으니 56자였다”고 답을 냈다.

 

대통령의 입장문마저 ‘부풀리기’라고 쏘아붙인 서 최고위원은 “국민이 이런 사람을 좋아하겠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국민이 좋아하고 민심도 살피고 민생과 경제도 살려서 대한민국 국민도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답답한 마음을 호소하듯 “제발 대통령님 정신 차리세요”라는 말까지 내뱉은 후에는 “3년이나 남았는데, 국무회의에서도 사과 한마디 없었다”고 거듭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의 거친 반응은 총선 이튿날인 지난 11일 이 비서실장을 통해 전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에서 전혀 성의가 없었다는 식의 주장으로 비친다. 총선 당일부터 공개 일정 없이 숙고를 거듭했던 윤 대통령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입장문을 밝히고 침묵했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총선 결과에 “대통령부터 국민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이조차도 어림없다고 민주당은 보는 듯하다.

 

서 최고위원은 “‘나 이렇게 잘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식의 화법을 늘어놓고, 자기가 총선에서 평가를 받지 못한 이유는 ‘이런 것 때문’이라며 남 탓하는 ‘하지만, 그러나’ 화법이 13차례나 있었다”며 “대통령이 왜 이렇게 고집을 피우는 건가”라고 물었다. 그리고는 “국무위원 탓으로, 또다시 다른 사람들 탓으로 넘기는 화법을 어디서 배웠나”라며 “윤석열 검사 출신 대통령의 화법이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56자 반성문’을 겨냥한 서 최고위원의 모습이 흐뭇한 듯 옅은 미소를 띤 채 바라보는 모습이 포착된 이 대표는 “어제 대통령의 말씀을 들은 다음부터 가슴이 콱 막히고 답답해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주변의 누군가와 통화하며 들었다는 ‘이제 마음의 준비를 더 단단하게 하고 안전벨트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는 말을 끌어와 “안전벨트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맞는 것 같다”며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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