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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자장면 너마저”… 껑충 뛰어오른 외식물가에 허리 ‘휘청’ [뉴스 투데이]

입력 : 2024-04-28 19:28:27 수정 : 2024-04-29 01: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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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많은 5월 가계부담 커져

냉면 7% 비빔밥 6% 자장면 4% ‘껑충’
김 가격 1년 새 58% 올라 김밥 6.4%↑
치킨·피자·햄버거업계도 줄인상 예고
환율·유가 불안… 먹거리 더 오를 수도

가정의 달 5월을 준비(?)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예년보다 예산을 높게 잡았다. 어버이날 부모님 식사와 어린이날 나들이 등 일정이 많은데 음식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A씨는 “식당을 알아보다 보니 물가가 오른 것이 체감된다”며 “월급은 그대로인데 지출은 늘어나니 최대한 아껴 써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중식당의 모습. 뉴시스

냉면, 김밥, 치킨 등 외식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일정이 유난히 많은 달 5월 가계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식자재비와 인건비 등 제반 비용 상승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28일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최대 7% 올랐다.

 

가격 인상 폭이 큰 외식 품목은 냉면으로 지난해 3월 1만692원에서 지난달 1만1462원으로 7.2% 상승했다. 김밥이 한 줄에 3123원에서 3323원으로 6.4% 올라 뒤를 이었다. 비빔밥(1만769원)은 5.7%, 자장면(7069원)과 김치찌개백반(8000원)은 각각 4%씩 비싸졌다. 칼국수(9038원)는 3.5% 오르면서 한 그릇에 9000원이 넘었다. 삼계탕과 삼겹살 가격도 각각 2.9%, 3.1% 올랐다.

 

프랜차이즈들도 잇따라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은 지난 9일 메뉴 가격을 100∼500원 인상했다. 대표메뉴인 바른김밥 가격은 43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다.

 

지난 15일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와 햄버거 프랜차이즈 파파이스가 가격을 올렸다. 굽네는 9개 메뉴의 가격을 1900원씩 올렸다. 굽네 대표메뉴 고추바사삭 가격은 1만9900원으로 2만원에 육박한다. 파파이스는 치킨, 샌드위치, 디저트, 음료 등의 가격을 평균 4% 올렸고, 배달 메뉴에는 매장 판매가보다 평균 약 5% 높은 가격을 차등 적용했다.

 

KFC는 지난달 19일부터 배달 메뉴를 100∼800원 더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가격 인상은 다음 달에도 이어진다. 맥도날드는 다음달 2일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리기로 했다. 햄버거, 치즈버거, 더블 치즈버거, 트리플 치즈버거는 100원씩 올리고 불고기 버거는 300원, 에그 불고기 버거는 400원 각각 인상한다.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단품 가격은 동결되지만, 탄산음료와 사이드 메뉴 가격이 오르면서 세트 가격은 6900원에서 7200원으로 조정된다. 피자헛도 다음달 2일 갈릭버터쉬림프, 치즈킹 등 프리미엄 메뉴 가격을 올린다. 인상 폭은 추후 공지한다.

 

외식업체들은 식재료비와 인건비, 배달비 등이 뛰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한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음식 가격을 올리고 마진 적은 메뉴는 판매를 종료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안 올리고는 답이 없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제공하는 가격정보를 보면 마른김 1속(100장)의 4월 중도매 가격은 1만407원으로, 3월(9358원) 대비 11.2%, 전년 동기(6608원) 대비 57.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양파(15㎏·2만5697원)는 22.9%, 당근(20㎏·8만6732원)은 51.3% 각각 올랐다. 그나마 삼겹살이나 닭의 중도매 가격은 오름폭이 크지 않다.

 

가게 운영비도 발목을 잡는다. 배달업계가 잇따라 ‘배달비 무료’ 선언을 하고 있지만, 배달 앱이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사실상 점주들이 부담을 떠안고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최대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글을 올린 한 점주는 “고객이 1만원 주문하면 배달 앱 중개 수수료, 가게부담 배달비, 부가세, 결제수수료 등을 떼면 5000원 조금 넘는 마진이 남는다”며 “계산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고금리, 고유가 등 외식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불안 요인이 지속할 것이라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재료 수입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커피와 카카오, 올리브유, 설탕 등은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를 활용한 빵, 과자 등 먹거리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8일 서울 중구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다. 뉴스1

유가는 가장 큰 변수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국제유가 충격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중동 불안으로 국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15.0달러로 급등할 경우 4분기 물가상승률이 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당분간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은 자제한다는 방침이지만 커지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적자 탓에 언제까지 묶어두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소비가 생각만큼 살아나지 않으면서 시기의 차이일 뿐 올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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