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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에 관한 우스갯소리가 있다. 전 국민도 다 안다는 ‘밑지고 판다’, ‘늙으면 죽어야지’, ‘시집 안 간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사교의 기술이나 애교로 넘길 수준의 가벼운 거짓말을 보편적으로 한다. 거짓말이라고 다 같지 않다. ‘톰 소여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거짓말(Lies)’과 ‘새빨간 거짓말(dammed lies)’, ‘통계(statistics)’를 세계 3대 거짓말이라고 했다. 선의의 거짓말과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거짓말, 통계의 위험성을 지적한 말이다.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거나 자신이 만든 허상을 진실이라 믿고, 거짓말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면 ‘리플리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거짓말이 차고 넘치는 곳은 단연 정치판이다. 선동적 발언으로 사람들이 열광하거나 세력을 결집하면 정치적 입지도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거짓으로 드러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 발뺌하면 그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거짓말이 세계적 놀림거리로 떠올랐다. 트럼프는 최근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거의 내지 않았다”, “부유한 한국을 우리가 왜 방어해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너무 적게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CNN방송이 곧바로 32개의 오류를 지적하고 나섰다. 그가 취임하기 전인 2016년 말 주한미군 숫자는 2만6878명이다. 4만명이라는 숫자 자체가 거짓이다. 재임 전 한국이 방위비를 거의 내지 않았다는 주장도 황당하다. 한국은 2014년 분담금 8억6700만달러를 냈고 2018년까지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올려주고 있다. 인건비를 제외한 주한 미군 주둔비용의 40∼50%를 낸다. 트럼프는 4년 재임 기간 3만573건의 거짓말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인물이다.

정치판에서 거짓말은 효과적 공격수단이자 방어수단임은 분명하다. 다만 신념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는 것과 권력 획득을 위해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천양지차다. 미 대선을 앞두고 전 세계가 미국 우선주의로 상징되는 ‘트럼피즘’을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약속을 헌신짝처럼 뒤집고 말을 바꾸는 그의 변덕스러움이 걱정이다. 진정성과 도덕성을 갖춘 지도자가 그 나라의 국격을 좌우한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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