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진 20대 축구 선수가 7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진호승(당시 22세)씨가 지난 2022년 9월24일 아주대병원에서 심장과 폐장, 신장, 안구 등을 기증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증원에 따르면 진씨는 같은 해 9월22일 친구를 만난 후 전동 킥보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 음주운전 차에 치여 쓰러졌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뇌사상태가 됐다.
당시 가족들은 젊고 건강한 아들을 이대로 떠나보낼 수 없었고, 기증을 통해 누군가가 아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심장으로 가슴도 뛰는 그런 일상을 살 수 있겠다는 희망에 기증을 결심했다. 가족들의 동의로 진씨는 심장과 좌우 폐장·신장·안구, 간장, 췌장을 기증해 7명의 생명을 살렸다.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들을 떠나보낸 시간이 지날수록 꿈이 많고 젊었던 아들의 흔적이 점점 사라지는 현실을 힘들어했고, 누구라도 함께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2년여가 지난 최근 진씨의 기증 사실을 공개하기로 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진 씨는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늘 먼저 다가가는 정이 많았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제2의 손흥민’ 선수가 되길 꿈꾸며,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팀과 독일 유학 등 10년 넘게 축구 선수로 활동했다.
진씨의 어머니 김보민씨는 “호승아, 꿈에 엄마한테 왔었잖아. 엄마가 울면서 너 이 녀석 어디 갔다가 이제 왔냐고 호통치면서 너 얼굴 어루만지면서 울었잖아. 그랬더니 네가 잘 지내고 있다고 엄마 잘 지내라면서 꼭 안아줬잖아. 엄마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 하늘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 엄마 아들로 와줘서 정말 고마웠어. 사랑해”라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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