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고노동자 사업주 보호책임 인정
건국대가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일하던 캐디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사업주의 민사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26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 17일 건국대가 운영하는 경기 파주시의 한 골프장에서 근무하던 캐디 배모씨 사망 사건에 대해 건국대 법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직장갑질119는 “특수고용 노동자의 사업주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라고 밝혔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배씨는 2020년 9월 상사이자 총책임자인 ‘캡틴’에게 1년 가까이 폭언과 모욕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지난해 2월 건국대 법인과 관리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1심은 유족에게 1억7000만원 상당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배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이용해 괴롭힘을 일삼은 데 대해 가해자의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봤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도 1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사업주는 골프장의 경기보조원이었던 배씨를 보호할 의무가 있었다”며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가 특수고용직 근로자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했다. 건국대 법인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고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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