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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대전환으로 세상을 바꾸는 공항 만들겠다”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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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6-11 21:12:36 수정 : 2024-06-13 13: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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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AI기술로 수속 과정 최적화
로봇·디지털 제품 테스트베드로 활용
자율주행 휠체어 등 신기술 적극 도입

11월 제2터미널 확장 땐 年 1억명 수용
30년간 노하우 바탕 ‘제2의 개항’ 맞아
세상을 바꾸는 공항으로 탈바꿈 할 것

국제여객 세계 5위(2019년), 국제화물 세계 2위(2021~2022년),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 12년 연속(2006~2017년) 1위, 국제공항협의회(ACI) 고객경험 인증 2년 연속(2022~2023년) 최고등급 획득 등등.

올해 개항 23주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의 괄목할 만한 성과다. 2001년 3월 대한민국 관문공항으로 힘찬 비상을 시작한 인천공항이 세계공항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5일 인천 중구 영종도 공사 집무실에서 “인천공항의 디지털 대전환을 추진해 ‘세상을 바꾸는 공항’으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사장은 올 연말 4단계 건설사업이 완공되면 인천공항은 세계 3위의 메가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한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이제원 선임기자

인천공항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1월 제2터미널 확장 등 4단계 건설사업이 완료되고 정식 운영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4조8405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이 끝나면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 수용인원은 현재 7700만명에서 1억600만명으로 늘어난다. 화물 처리 용량도 500만t에서 630만t으로 증가한다. 특히 여객 5000만명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두 개의 터미널을 갖춘 세계 유일의 공항으로 우뚝 선다.

4단계 건설사업의 완공은 연간 여객 1억명 시대를 열게 돼 인천공항에서는 ‘제2의 개항’이라고 할 만큼 의미가 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4단계 건설사업을 순조롭게 마무리하기 위해 분초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이 ‘글로벌 메가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역량을 쏟고 있다.

이 사장은 취임식에서 “‘누가 공항의 미래를 묻거든 인천공항을 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인천공항은 세계 1등 공항을 넘어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 공항산업의 창의적인 선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 사장은 이달 5일 인천 영종도 집무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취임할 당시에는 코로나19 회복단계였기 때문에 공항과 재정운영의 정상화는 물론 4단계 건설사업의 순조로운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앞장서는 것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인천 출신으로는 처음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맡아 오는 19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이 사장은 “기존에 있던 당면한 일들만 처리해서는 공항발전을 이룰 수 없고 CEO(최고경영자)로서 무책임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인천공항이 더 도약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컸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사장과의 일문일답.

―올해를 ‘디지털 대전환의 원년’으로 선포했는데 의미는.

“점점 심각해지는 공항산업의 경쟁체제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고민 끝에 디지털 대전환을 선언했다. 미래 디지털리딩공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여객 서비스와 공항운영, 직원들의 업무방식, 각종 시설 등 공항 전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 ‘세상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거듭나기 위한 혁신방안이다. 예를 들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집부터 탑승까지 공항에서 이뤄지는 수속 과정의 최적시간을 안내해 줄 서지 않는 편리한 공항을 만들어 최고의 여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국내 빅테크 기업의 최신기술을 전시할 수 있는 디지털 쇼케이스를 구축해 공항 방문객에게 미래 경험을 선사하는 등 기존 공항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인천공항이 미래를 열고 세상을 바꾸는 공항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디지털을 통해 인천공항의 국제경쟁력을 마련하겠다는 것인지.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폭포와 2500여그루의 나무 등으로 꾸민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주얼창이’를 모방해서는 1등을 할 수 없다. 인천공항 부지에 들어서는 랜드마크에는 우리나라만이 강점을 갖고 있는 디지털 기술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디지털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2027년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정보기술(IT) 강국의 관문공항으로서 미래공항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산업혁신을 주도하는 공항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올해 초 미국 CES(소비자 전자제품 전시회)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방문했다.

“디지털기술을 누가 더 빨리 광범위하게 도입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세상이 됐다. 공항도 예외는 아니다. 공항 운영 전반에 미래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CES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인천공항을 로봇 등 디지털 제품의 활용 가능성을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이 선제적으로 디지털 신기술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달부터 대형 수하물 수동처리구역에서 협동로봇이 수하물을 이송하고 다음달에는 제1여객터미널에서 로봇이 음료 등을 나르는 로봇 푸드존을 조성해 운영한다. 또 교통약자를 위한 자율주행 휠체어를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인천공항이 신기술 경연장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이 갖는 의미는

“4단계 확장공사가 마무리되면 1992년 수도권신공항 계획 당시 수립했던 ‘1억명 메가 허브 국제공항’이라는 장기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30년간의 인프라 확장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제2의 개항’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여객 기준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 1억명 수용 공항으로 거듭난다. 세부적으로는 생체인증 기반의 첨단 디지털 기술이 적용돼 수속시간이 단축되고 항공기 운항지연이 줄어든다. 출국을 위해 탑승게이트 인근에서 대기 중인 여객을 위해 국내 공항 최초로 서울 창덕궁에 있는 승재정을 그대로 재현한 실내정원을 설치했다. 여객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공항에서 K컬처를 경험할 수 있는 시설이다.”

―5단계 사업은 언제쯤 착공하는지.

“현재 여객증가 속도라면 2031년쯤 인천공항은 여객 1억명 시대를 맞는다. 4단계 완료로 인한 여객수용 인원인 1억600만명은 2033년쯤 포화상태가 된다. 추가 공항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설계와 행정절차 등 준비 기간이 10년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당장 5단계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내부적으로 5단계 건설을 위한 마스터플랜(MP)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착공은 아마 3년쯤 뒤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주요 사업은 제5활주로와 제3터미널, 계류장, 주차장 신설 등이다.”

―공항경제권 개발사업의 성과는.

“공항 배후지역 개발을 통해 복합문화공간과 공항연관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신규 항공수요를 창출하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사업이 공항경제권 개발이다. 내년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레이싱스포츠와 미디어 게임을 융합한 스마트 레이싱파크 조성을 시작으로 매년 미술품 수장고, 한류체험관, 첨단복합항공단지 등을 완료할 계획이다. 첨단복합항공단지에는 지난해 이스라엘 국영기업인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의 화물기 개조시설과 세계 최대 국제화물항공사인 미국 아틀라스의 화물기정비시설을 유치했다. 지난 4월 첨단복합항공단지 기공식을 가졌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향후 5000여개의 일자리와 10조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된다.”

―인천공항의 항공수익 확대 방안은.

“지난해 인천공항의 항공수익 비중 37%, 비항공수익 비중은 63%다. 항공수익의 대부분은 공항시설이용료, 활주로 사용료 등이다. 이 부분을 인상하면 국민부담이 커지고 외국 항공사의 인천공항 이용이 감소할 수 있어 정부 규제를 받고 있다. 4단계 준공과 슬롯 확대를 통해 항공사 유치 및 노선 확대로 항공 수익을 높여 나가겠다.”

―최근 ‘가고 싶은 공항’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공항 주변지역을 관광·문화 융복합 클러스터로 조성해 ‘거쳐 가는 곳’이 아닌 ‘누구나 가보고 싶고 머무는 곳’으로 만들겠다. 공항을 디지털아트 등 문화예술을 통한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사해 여행의 목적지로 조성하겠다. 인천공항 내 음식점을 대상으로 맛집경연대회를 열어 음식의 질을 한 단계 높일 계획이다. 여객들만이 찾는 공항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편하게 찾아 힐링할 수 있는 공항이 되도록 하겠다.”

―해외사업 추진 현황은.

“바다를 매립해 세계 1등 공항을 만들고 운영한 주역들이 인천공항에 근무하고 있다. 공항 건설 전문가들이 해외로 진출해 각국 공항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 올해 필리핀 마닐라 국제공항의 개발 운영권을 수주했으며 2030년까지 세계 10개 공항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디지털 기술이 인천공항에서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틀을 만들겠다. 인천공항은 이제 항공 교통시설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공항’이다. 남은 임기를 10년처럼 생각하고 일하겠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1964년 인천 출생 ●서울대 축산학 학사, 중앙대 경제학 석·박사 ●민선 3·4기 인천 서구청장 ●18·19·20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제9대 대한카누연맹 회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2023년 6월∼) ●국제공항협의회(ACI) 아시아태평양중동지역 이사


대담=송민섭 사회2부장, 정리=박연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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