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설 연휴 기간 자신의 친어머니를 살해한 30대 북한 이탈 주민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희수) 존속살해 혐의를 받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A씨(33)에 대한 변론을 종결했다.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무기징역을 이미 구형했으나, 추가 증거 심리 등을 이유로 변론이 재개됨에 따라 이날 다시 무기징역을 내려 달라고 재차 요청한 것이다.
검찰은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패륜적이기 때문에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9일 설 연휴에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흉기를 사용해 자신의 어머니 B씨(57)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06년 부모와 함께 탈북해 수도권 일대에서 거주해왔으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이후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홀로 식당 일을 하며 A씨와 생계를 책임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마땅한 직업이 없던 상태에서 음주 사고를 일으켜 교도소에 수감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지난 1월 출소한 지 한 달여 만에 이번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A씨는 범행 직후 교도소에서 알게 된 지인 C씨와 전화 통화를 나누며 범행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전송하기까지 했다. 이에 C씨는 직접 A씨의 주거지로 가 현장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에 따르면 C씨는 A씨와 사건 발생 이틀 전 함께 술을 마셨다고 한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A씨는 숨진 B씨 옆에서 잠들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긴급 체포하고 범행 동기를 물었지만, 그는 이에 관해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A씨는 범행을 시인하면서도 “이틀 동안 소주 10병을 마셨다”며 “어머니와 평소 화목하게 지냈는데 왜 살해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또 “정신이 나갔던 것 같다”고 후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7월19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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