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제작사 고가 인수
카카오T 콜 몰아주기 의혹 등
계열사 수사 3건도 속도 낼 듯
금융당국도 ‘분식회계’ 제재 논의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구속되면서 카카오 계열사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을 비롯해 카카오T 블루콜 몰아주기 의혹, 가상자산 횡령·배임 의혹 등이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김 위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 등 카카오 경영진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면서 본격화했다. 김 위원장 측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에 관해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매수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최장 20일인 구속기간 동안 김 위원장을 상대로 구체적인 시세조종 지시·관여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된 김 위원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은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카카오 계열사와 관련한 검찰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서울남부지검은 SM엔터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카카오 계열사에 관한 3건의 수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 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가맹 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 승객 호출을 선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콜 몰아주기 사건도 맡고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카카오모빌리티는 콜 몰아주기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71억원 상당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았고, 이후 공정위는 중소벤처기업부 요청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를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은 카카오가 2018년 구축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이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KLAY)’와 관련한 의혹도 수사 중이다.
금융당국도 카카오 관련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제재 수위를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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