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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세계 뉴스 미디어 총회’에서 ‘뉴스 회피’(news avoidance)가 주요 의제로 다루어졌다. 뉴스 회피는 언론이 보도하는 뉴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피하려고 뉴스를 읽지 않거나 보지 않는 경향이다. 총회에서 다룬 최근 조사에 따르면 뉴스를 적극적으로 회피하는 사람은 2017년 29%에서 2024년 39%로 증가하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 브리프’, 2024년 7호).

 

레거시 미디어로 호칭되는 신문과 방송은 물론이고 디지털 미디어가 전하는 뉴스에도 뉴스 회피의 파고가 닥친 건 사실이다. 특히 유튜브, 틱톡, X(구 트위터), 페이스 북, 인스타그램, 카톡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다루는 뉴스 정보에서 사실성, 객관성, 완결성이 고려조차 되지 않는다는 비판은 이미 보편적이다. 가당치 않게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을 앞세우고 폭로성, 선정성, 폭력성이 흥건한 뉴스 정보를 전달하는 유투버들이 흘러넘친다. 조롱, 편향, 협박, 사기, 명예훼손의 극단적인 ‘뉴스 악화’가 건설적인 ‘뉴스 양화’를 구축하고 있다. (근래 문제가 된 ‘사이버레커’ 유튜버들의 협박과 갈취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뉴스 회피가 발생하는 이유 중에서 뉴스 보도의 부정성(negativity)은 오래전부터 미디어 학자들(패터슨 등)이 지적해 온 요인이다. 뉴스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지 못하고 불편감을 주어 뉴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사회 현상 중에서 긍정적인 가치를 지닌 사안보다는 부정적인 가치를 가진 사안에 초점을 맞춘 뉴스에 피로감이 쌓인 거라는 분석이다.

 

신문과 텔레비전 미디어가 쇠퇴하고, 소셜미디어가 대인기를 누리며 새로운 뉴스 생산과 전달 양식을 주도해 가는 시대에 점증하는 뉴스 회피 현상을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 된다. 이유를 조사하고, 뉴스에 대한 반응과 이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야 한다. 뉴스 회피는 사람들과 공동체를 통합하는 유익하고 건강한 뉴스마저 외면받게 하기 때문이다. 돈이 되는 클릭을 유도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세상을 실제보다 더 갈등적이고 더 나쁘게 그려내는 뉴스는 뉴스 회피를 부채질한다. 건강한 뉴스를 만들고 전달하는 미디어 환경을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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