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중인 여성을 야산으로 끌고 가 금품을 뺏은 뒤 도망가지 못하도록 신체에 상해를 입힌 20대들에게 재판부가 징역형을 선고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 12부(부장판사 어재원)는 강도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4)에게 징역 4년, B씨(24)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4월24일 오후 5시38분쯤 태국 여성 C씨(35)의 캐리어 가방과 휴대전화 2대, 신용카드 등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아 기소됐다. 당시 피해자의 가방에는 현금 103만원과 24K 금 2돈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피해자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C씨의 목과 다리 등에 전치 2주 치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함께 받는다.
A씨 등은 태국인 브로커를 통해 피해자 C씨를 알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연락했으며 동대구역 인근에 위치한 성매매 업소에서 일할 것을 제안했다.
당시 A씨는 업소 종업원이었으며, 일터까지 여성들을 태워다주는 일명 ‘픽업 택시’를 담당해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C씨가 제안을 승낙하면서 피해자를 전북 익산시에서 대구까지 데려오기로 공모했다.
이후 전북 익산시에 위치한 인근 야산으로 끌고 가 해당 범행을 벌인 것이다. 또 범행에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하수구에 버려 증거를 은닉하기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 여성이 범죄 피해를 보더라도 피해 신고가 어려운 것을 악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 또한 매우 크다”며 “피해자는 야산에서 도망쳐서 약 40분 동안 산속을 헤맸던바 극심한 공포심과 불안감에 시달렸을 것으로 보이며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들이 잘못을 반성하는 점과 피해자와 원만하게 합의해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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