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차륜형 대공포 ‘천호’ 투입
전자광학 추적 드론 탐지·타격
피격된 드론 지상에 낙하하자
폭발물팀 의심물체 현장 제거
준비 중 연막탄사고로 5명 경상
20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안티드론팀(재밍조치팀)이 재밍건을 들고 올림픽체조경기장을 선회하는 드론을 향해 사격을 시작했다. 재밍(jamming)은 방해신호를 송출해 적의 통신 신호를 차단하거나 왜곡하는 전자 방해 기술이다. 통제력을 상실한 드론은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서서히 지상으로 떨어졌다. 적의 드론 2대가 반정부 시위가 한창이던 경기장 일대에 침투한 훈련 상황. 안티드론팀은 적의 드론에 미상의 물체가 탑재된 것을 파악하고 최대한 안정적으로 낙하시켜야 했다.
드론을 지상에 안정적으로 추락시키기 위해 수도방위사령부의 드론 재밍조치팀과 대공방어를 담당하는 30㎜ 차륜형 대공포 ‘천호’와 대드론장비, 열상감시장비가 투입돼 경기장 일대를 에워쌌다. 수방사의 대드론장비는 전자광학 추적 시스템을 통해 드론, 무인기 등 비행체를 탐지하고 타격한다. 드론은 큰 충격 없이 지상에 낙하했지만, 폭발물이 설치됐다면 여전히 폭발 가능성이 남아 있었다.
이때 “위험성폭말물개척팀(EHCT), 폭발물처리반(EOD), 화생방테러특수임무대(CRST)는 현장으로 이동해 현장 위험 여부를 확인하라”는 지시가 하달됐다. 이들은 주파수 교란장비를 운용해 원격폭발을 방지했고 폭발물탐지기, X-RAY 촬영기 등의 장비를 사용해 의심물체를 제거했다. 이후 ‘88광장’ 우측 공용화장실 부근에서 드론 운용자로 추정되는 미상 인원을 식별했고 경찰 초동대응팀이 용의자를 검거하며 상황이 종결됐다.
지난 19일 시작된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의 일환으로 북한의 드론 공격과 다중이용시설 테러 등에 대비한 대테러 종합훈련이 이날 육군 제52사단과 송파구청·경찰서·소방서 등 9개 부대 10개 유관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됐다.
테러범에 의한 체조경기장 폭발 및 화재 상황에 대한 대응훈련도 실시됐다. 갑작스러운 폭발에 경기장 일대에서 시위를 하던 시민들이 쓰러지고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신고가 접수되고 곧바로 통합방위지원본부가 개설됐다. 구청 직원과 의용소방대원이 1차 진화에 나섰고 소방 및 EHCT, EOD가 신속하게 투입돼 화재를 진압하고 폭발물을 제거했다.
도주하던 테러범들이 시민들을 인질로 삼고 경기장 안으로 도주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군·경은 헬기와 장갑차 등으로 일대를 봉쇄했다. 대테러 부대로 지정된 수방사 수호신부대가 경기장 안으로 침투했다. 경찰특공 대원들도 유리문을 깨고 경기장 내부로 진입해 단숨에 테러범을 제압하는 훈련을 마무리했다.
최원석 52사단 인릉산 여단장(대령)은 “유동인구가 많은 시설에서의 통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할 수 있었다”며 “민·관·군·경·소방 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통합방위 역량을 강화해 유사시 작전을 현장에서 종결시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오전 실시된 훈련 예행연습에서 연막탄이 발사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 연막탄의 파편이 튀어 육군 장병 2명과 경찰 2명, 사회복무요원 1명 등 총 5명이 경상을 입었다. 병사 1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은 뒤 부대로 복귀했으며 4명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고 육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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