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유사 사건 양형과 형평성 고려…심신미약”
대법원 판단行…유족 “무기징역 재판부에 실망”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2명을 숨지게 한 ‘서현역 흉기 난동범’ 최원종(23)이 20일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검찰의 사형 구형에 대해 “범행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면서도 “사형 선고가 유일한 선택임을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 밝혔다.
최원종은 지난해 8월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부근에서 모친의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고, 이후 차에서 내려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로 재판에 넘겨졌다. 14명의 피해자 가운데 차에 치인 김혜빈씨와 이희남씨 2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수원고법 형사2-1부(고법판사 김민기 김종우 박광서)는 이날 항소심에서 최원종의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감경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 판단도 유지했다. 최원종은 그동안 심신미약 상태를 넘어선 심신상실 상태를 주장하며 형사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2018년 형법 개정으로 심신미약은 필요적 감경 규정에서 임의적 감경 규정으로 변경됐다”며 “피고인의 일상생활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범행 전 인터넷에 심신미약 감형을 키워드로 검색한 사실 등을 고려하면 심신미약을 감경 사유로 판단하지 않은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다른 유사 사건의 양형과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이 사건이 사형 선고가 유일한 선택임을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정당한 사정이 밝혀진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기징역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2명이 숨진 이 참혹하고 비통한 결과에 대해 희생된 고인들의 명복을 빌겠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유족들은 언제 끝날지 가늠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고 다른 피해자들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2심 선고를 방청한 유족들은 최원종 측으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희생자 이혜빈(당시 20세)씨의 어머니는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한 재판부에 실망했다”며 “과연 올바른 판결인지 국민감정에 상응하는 결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희생자 이희남(당시 65세)씨의 남편도 “사람을 살해해도 살인자는 살아있다는 이런 나라가 돼버린 것 같다”고 강조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