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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비자금’의 완벽한 증여?…아들 재단에 기부된 수상한 147억 [뉴스+]

, 이슈팀

입력 : 2024-08-29 17:04:16 수정 : 2024-08-29 17: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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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가 내놓은 자금 출처에 대해 일각서 의문 제기
소득 활동 없었기에 ‘안방 비자금’의 편법 증여로 의심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소송을 계기로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은닉 재산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부인 김옥순 여사. 연합뉴스

2심 재판에서 총 904억원의 내역이 적힌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옥숙 여사의 메모가 공개된 데 이어 이번에는 김 여사가 아들 노재헌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동아시아문화센터에 백억원대 기부금을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금 출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동아시아문화센터의 재단 공시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기부한 출연가액은 총 147억원으로, 재단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연도별로 2016년과 2017년은 각각 10억원, 2018년 12억원, 2020년 95억원, 2021년 20억원을 기부했다.

 

공시 자료에는 기부자인 김 여사가 현금, 예적금 등으로 기부한 내용만 담겼고, 기부자와 이사장과의 관계란에는 가족 대신 ‘해당 없음’으로 표기돼 있다. 

 

동아시아문화센터는 2012년 한중수교 20주년을 기념해 한·중 문화 협력과 청년 교류를 표방하며 설립됐다.

지난 2020년 동아시아문화센터 출연자 및 이사 등 주요 구성원 현황 명세서. 재단 결산서류 캡처

다만 2021년 기준 공익목적 사업비 2억6000여만원의 대부분이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대구 지역 장학 사업과 노태우정부 대중외교 평가사업 등에 쓰이는 등 노 전 대통령 업적을 기념하는 활동의 사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재단의 사무실 주소도 노 전 대통령 별세 이후 김 여사가 상속받았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건물이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내놓은 백억원대 자금의 출처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평생 소득 활동을 한 적이 없는 김 여사가 이른바 ‘안방 비자금’을 기부금의 형태로 편법 증여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과거 1995년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당시에도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 은닉된 자금이 더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여사는 부인했지만, 추후 비자금 추징 과정에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12억원이 입금된 김 여사 예금 계좌 2개를 추가로 발견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의 불법 정치자금에 대한 과세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탈세 제보서를 강민수 국세청장에게 전달했다. 김 의원은 앞서 최 회장의 이혼 과정에서 공개된 ‘김옥숙 메모’에 적힌 904억원이 가족들에게 사전 증여되었거나 사망 후 상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1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과거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올렸던 글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노 관장은 2021년 노 전 대통령 별세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유산을 정리할 게 없어서 좋다”며 “연희동 집 하나 달랑 있는데 동생에게 양보했다”고 적었다. 노 관장은 “대신 담요를 집어 왔다”며 노 전 대통령이 투평 중 덮고 있던 ‘곰돌이 담요’ 사진을 함께 올렸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보유했던 대구 팔공보성아파트는 미납 추징금 완납 이후 노 관장이 상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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