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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으로 재판 넘겨지자 “인생 망쳤다” 불 지르고 달아난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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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9-01 14:00:10 수정 : 2024-09-01 14: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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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법원. 뉴시스

 

스토킹하다가 재판을 받게 되자 피해자 탓을 하며 불을 지르고 도주한 20대에게 재판부가 징역형을 선고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어재원)는 일반건조물방화 혐의로 기소된 A씨(28)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13일 새벽 3시47분쯤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여성 피해자 B씨(26)의 사무실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사전에 준비한 휘발유 3L를 주변 바닥에 뿌린 뒤 건물 벽과 천장 등으로 불길이 번지게 했다.

 

A씨는 범행 전 기름통을 구매한 뒤 렌터카를 이용해 범행 장소에 접근했고, 범행 후에는 렌터카를 반납한 다음 제주도로 도주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2021년 10월쯤 휴대전화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알게 된 사이였다. A씨는 지난해 8월12일쯤 B씨를 폭행해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적도 있었다. 그런데도 A씨는 지난해 8월12일부터 11월6일까지 총 72회에 걸쳐 피해자를 스토킹했다.

 

그는 지난해 12월22일 잠정조치를 위반하고 B씨에게 다시 전화했다가 지난 1월30일에 불구속기소 됐다. 또 지난 2월7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다시 재판을 받게 되자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해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사건을 준비하고 실행했으며 도주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자칫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는데도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했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의 정신질환이 범행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 점과 범행 직후 주변을 지나던 신고자의 진화로 다행히 불이 다른 곳으로 옮겨붙거나 인적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점, 피해자를 위해 뒤늦게나마 10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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