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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염·열대야… “내년 여름이 두렵다” [뉴스 투데이]

입력 : 2024-09-05 20:00:00 수정 : 2024-09-05 22: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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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평균기온 25.6도 ‘최고’
열대야일수·해수면온도도 ‘1위’
무더위 장기화에 야외활동 줄어
자영업자들 매출 감소로 속앓이

“올해는 너무 더워서 야외 테이블을 다 치웠어요.”

서울 중구 신당동의 중앙시장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A씨는 “원래 여름엔 야장을 좋아하는 손님들로 북적인다”며 “올해는 밤에 워낙 덥다 보니 손님들이 밖에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어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무래도 시장은 대형마트처럼 시원하지 않다 보니, 시장을 찾는 사람 자체가 꽤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올 7월 전국 평균 강수량이 87.3㎜로 평년 강수량(278.3㎜)의 31.2%에 그쳐 금강과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가뭄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5일 대구 북구 국우동 들녘에서 한 농민이 스프링클러를 이용해 콩밭에 물을 주고 있다. 대구=뉴스1

올여름 한반도는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무더위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시민들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불경기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시민들의 야외 활동까지 줄면서 매출 감소로 속앓이를 했다. 한반도의 기후 특성이 급변하면서 벌써부터 “내년 여름이 두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상청이 5일 발표한 ‘2024년 여름철 기후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여름은 그야말로 기록의 연속이었다. 특히 ‘밤낮없는 더위’가 눈에 띄었다. 지난 6∼8월 평균 최저기온이 21.7도로 역대 1위를 기록했는데, 최악의 더위로 꼽혔던 2018년보다 0.7도 높았다.

직장인 임모(34)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낮엔 거실용 에어컨을 틀고 밤엔 선풍기로 버텼는데, 올여름엔 더위를 이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창문형 에어컨을 샀다”고 말했다. 전국 66개 관측지점 중 36곳에서 열대야 일수가 역대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은 무려 39일이나 열대야를 겪었다.

더위와 함께 강수 패턴도 크게 변했다. 올해 장마는 6월19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7월27일 전국에서 동시에 종료됐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474.8㎜로, 평년(356.7㎜)보다 32.5%나 많았다. 특히 올해는 전체 여름 강수량의 78.8%가 장마철에 집중되면서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기상 이변은 농작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서 요거트(요구르트) 가게를 운영하는 강모(34)씨는 “폭염에 폭우까지 이상기후가 이어지니 과일들 상태가 안 좋다”며 “평소 잘 거래해 오던 과수원에서 복숭아를 사 왔는데 오이 같은 맛이 나서 ‘여름 대목’인 복숭아 메뉴를 거의 팔지 못했다”고 푸념했다. 그는 “사과 가격도 작년보다 체감상 10~15% 오른 것 같다”고 했다.

해양 기후 변화도 뚜렷했다. 올여름 우리나라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3.9도로, 최근 10년(2015~2024년) 평균(22.도)보다 1.1도 높아 이 기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서해의 수온 상승이 두드러져, 최근 10년 평균보다 무려 2.2도나 높았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이 지목됐다.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까지 이 두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동시에 덮으면서 맑은 날이 지속됐고, 이로 인해 기온이 크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이예림·이정한·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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