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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옥죄기’에 일단 주춤해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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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9-07 14:45:00 수정 : 2024-09-07 16: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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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가격 자극” 우려도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를 강조하며 ‘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빠르게 달아올랐던 매매시장에선 일단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가격 상승세는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다만 시장에선 매매시장 대출 규제 강화가 전월세 수요 증가로 이어져 가을 이사철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6일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마치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최근 들어 주택시장이 다소 과열되면서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증가하는 가계대출의 고삐를 바로잡아야 거시경제와 주택시장이 안정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던 서울 아파트값은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오름폭이 3주 연속 축소됐다. 한국부동산원이 전날 발표한 ‘9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보다 0.21% 오르며 24주 연속 상승했으나 상승폭은 전주(0.26%) 대비 0.5%포인트 줄었다. 지난달 둘째 주(0.32%) 이후 3주 연속 오름폭 축소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선호 지역과 단지에 대한 국지적 상승 거래는 지속적으로 포착된다”면서도 “대출 여건 관망, 단기 급등 단지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상대적인 매물 소진 속도가 느려지면서 상승폭은 전주 대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대출 한도를 줄이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에 나섰으며, 당국의 압박에 시중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잇따라 높이고 있다.

 

상승 곡선을 그리던 매수세도 일단 한풀 꺾인 분위기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둘째 주 104.8을 찍은 뒤 같은 달 셋째 주 104.4, 넷째 주 104.0, 이번주 103.2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넘으면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며, 100 이하로 떨어질수록 그 반대를 의미한다. 아직 공급자 우위 시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 초만 해도 80 초반에 머물렀던 지수가 7월 100을 돌파할 정도로 속도가 붙었던 것과 비교하면 수요자들의 매수 움직임이 주춤해진 모습이다.

지난 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열기는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이지만, 시장에선 매매 수요가 자연스레 임대차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할 전월세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R114는 이날 내놓은 수도권 아파트 주간 시황 자료에서 “매매시장의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전월세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나면서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되는 현시점의 전월세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5118건을 기록했던 올해 5월 전세와 월세 거래는 각각 1만1588건, 8243건이었다. 이후 매매거래량이 8783건으로 크게 늘었던 7월에는 전세와 월세 거래가 각각 1만436건, 6476건으로 축소됐다. 즉, 매매거래량은 결국 임대차 거래량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전월세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게시된 매물 정보. 연합뉴스

부동산원 조사 기준으로 이번주 서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5% 오르며 6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시장 가격 오름세가 잡히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매매가를 안정시키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R114는 “대출 등 금융 정책에서 디테일한 관리 역량이 어느 때 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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