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응급실 뺑뺑이’ 불안감 호소
대구시가 추석 연휴 비상진료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나섰지만 한시가 급한 환자의 '응급실 뺑뺑이'에 대한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의정 갈등 속에 맞은 명절로 연휴 기간 늘어나는 유동 인구와 119 신고로 응급 의료 체계의 구멍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4일 대구시에 따르면 추석 연휴기간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을 올해 설 보다 2배 가량 늘어난 3580여개로 대폭 확대했다. 시와 9개 구·군 보건소에 의료·방역 상황반도 운영한다. 지역 19개 응급의료기관 및 2개 응급의료시설에서는 평소처럼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고, 경증환자들이 보다 쉽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문 여는 병·의원은 1700여 곳, 약국은 1880여 곳으로 하루 평균 340여 개소 이상을 지정·운영한다.
대구시 모든 보건소는 이날부터 연휴가 끝날 때까지 평일과 같은 근무시간으로 비상진료를 한다. 특히, 응급의료 취약지인 군위군은 보건소에서 24시간 진료를 하고, 일부 지역 보건진료소는 연휴기간 하루씩 비상진료를 한다.
대구의료원도 명절 연휴 기간동안 내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과 중심의 외래진료를 제공한다. 또 응급실 의사를 4명 더 충원해 기존 5명에서 9명 체제로 가동하며, 1일 2명 근무를 통해 상급종합병원 전원 대상 환자를 적극 수용하는 등의 응급의료를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의료 서비스 이용에 대한 걱정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최근 뇌출혈로 쓰러진 80대 노인이 치료받기 위해 대구지역 병원에서 경북 구미의 병원으로 전원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6시 30분쯤 대구 북구의 한 주거지에서 80대 여성 A씨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소방 당국에 의해 지역 대학병원으로 30분 만에 옮겨졌고 뇌출혈 소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병원은 신경외과가 없어 인근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A씨를 구미의 한 대학병원에 전원 조치했다.
대구시의 이같은 병·의원 정보 제공에도 시민들은 이를 미리 파악하지 않고, 긴급 상황에서 병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연휴 직전에 대부분 병원 운영 여부를 확인하게 돼 정보 접근성 부족으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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