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호 “현행법 위반 소지 가능성”
나경원 “탄핵 노린 시나리오" 경계
친윤 장예찬 “백서 비용 공개하라”
“김대남 녹취에 尹부부 비난 일색”
대통령실은 당정 갈등 조장 우려
대통령실 출신 인사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 대한 공격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담긴 이른바 ‘김대남 녹취’를 두고 여권 내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이 일제히 ‘배후설’에 불을 지피며 진상조사를 촉구한 가운데, 친윤(친윤석열)계는 개인의 허풍에 불과하다며 ‘용산 연루설’ 진화에 나섰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천절 경축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이었던 사람이 좌파 유튜브, 아주 극단에 서 있는 상대편에다가 허위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선을 많이 넘은 해당 행위”라며 “당이 알고서도 묵인한다면 공당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니까 필요한 조치(진상조사)를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4·10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대표가 여론조사를 통해 당비를 횡령했다는 내용의 공격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에 대해 한 대표가 앞장서 강경대응 기조를 밝힌 것이다. 친한계 인사들은 이에 멈추지 않고 전대 당시 한 대표의 경쟁자들을 겨냥해 ‘배후설’을 제기해 당내 계파 갈등이 확전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친한계 대표 인사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전대 당시) 왜 거의 비슷한 타이밍에 나경원 캠프 총괄 특보도 문제 제기를 하고 원희룡 후보도 문제 제기를 하는가. 이게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배후가 밝혀지면 강력 조치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진상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현행법 위반 소지도 다분히 있어 보인다”며 “심각한 해당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친윤계는 ‘용산 연루설’을 차단하는 데 힘쓰는 한편, 한 대표가 진두지휘한 지난 4·10 총선의 오답노트 격인 ‘총선백서’를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다.
친윤계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한 가지 확언드릴 수 있는 건 (김 전 행정관이) 직접 대통령님이나 영부인과 연락을 주고받을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은 전혀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 대표 측에서 틀어막고 있는 총선백서를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공개하면 이게 어떤 조사였는지, 얼마를 썼는지가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후설에 휩싸인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그들의 탄핵 시나리오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라며 확전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부부가 김 전 행정관과 친분이 없다며 ‘공격사주’ 의혹을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 부부가 김대남과의 친분이 전혀 없음을 밝힌다”며 “김대남 전 행정관의 녹취 내용 대부분은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난 일색이고, 다만 지난 전당대회 당시 당대표 관련 내용이 일부 있었을 뿐,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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