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7일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이 1년을 맞은 가운데 대학가에서 이스라엘과의 ‘학술 교류’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고려대 문화 편집위원회와 민주학생기념사업회, 생활도서관 등 교내 단체들은 4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옹호해 온 기관·기업과의 협력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고려대가 10년 넘게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와 텔아비브대 등과 학술적 관계를 맺고, 4월 당시 주한이스라엘 대사와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스라엘 대학은 이스라엘 정부, 군대와 유착하며 팔레스타인 점령을 정당화하고 집단학살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기관”이라고 지적했다.
고려대 생활도서관 소속인 국제학부 재학생 권세연(21)씨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에 대한 문제 제기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가 선행돼야만 한다”며 “이스라엘에 동조하는 것이 (고려대) 교육 이념을 배반하는 행위가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소수자인권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생명과학부 3학년 김다희(22)씨도 “이스라엘과 적극적인 협력 강화에 앞장서 온 고려대는 이스라엘과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를 비롯해 반(反) 이스라엘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BDS’ 운동을 펼치며 국제사회에 이스라엘에 대한 사회·경제적인 압박을 요구하고 있다. BDS는 보이콧(Boycott), 투자철회(Divestment), 제재(Sanction)의 약자로 이스라엘과 관계된 정부 기관과 기업을 압박해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고립하기 위한 운동이다.
고려대에 다니고 있는 팔레스타인 유학생 A씨는 “우리가 힘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장 쉬운 게 보이콧”이라며 “이스라엘 군대와 거래하는 대기업들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레바논에서도 인종학살 중”이라며 “학생들은 역사의 옳은 편에 서서 억압받는 사람들을 지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들 단체는 고려대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방조하며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집단학살에 연루된 기관 투자를 거부·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스라엘과의 학술·경제적 교류를 중단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이런 내용의 서한을 고려대 총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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