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단체 음식 포장 주문한 뒤 연락 끊겼다”
“노쇼로 인한 피해 막으려면 단체 주문 시
선불금 반드시 요구하고 꼼꼼히 체크해야”
군 간부를 사칭해 단체 주문으로 신뢰를 쌓은 뒤 돈을 가로채는 피싱 범죄로 인해 소상공인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피의자를 추적 중인 경찰은 “피해를 막으려면 선불금을 요구하거나, 공문 확인 등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7일 인천 중부경찰서는 지난 14일 인천 중구 영종도의 한 식당에서 "군부대 단체 음식 주문을 받고도 대금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피해 식당은 지난 13일 한 신원 미상의 남성 A씨로부터 "14일 오후 2시에 돼지불백 50인분을 준비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A씨는 자신을 공군 소속 중사라고 소개하며 영수증을 요청한 뒤, 문자메시지로 '부대 식품결제 확약서'라는 공문을 전달했다.
공문에는 부대명, 일시, 장소, 책임자 직인이 포함됐으며 "훈련에 필요한 식품 구매 비용 5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를 신뢰한 식당 측은 군 장병들을 위해 여분의 밥과 고기까지 준비했으며, 후식으로 귤 2상자도 추가로 구입했다.
그러나 A씨는 14일 오전 준비 상황을 확인하는 전화를 끝으로 연락이 두절됐고, 약속된 시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식당 주인의 딸은 "준비한 음식은 상인회를 통해 노인들과 소외계층에게 기부했다"며 "부모님이 오랜 시간 정성껏 준비한 음식이 허무하게 남게 된 데다 속상해하며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을 보니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경우 대금 결제 요구는 없었으나, 군 간부 사칭과 단체 주문을 이용한 전형적인 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이런 방식의 피싱 피해는 음식점뿐 아니라 정육점, 꽃집 등 다양한 업종에서 발생하고 있다.
업주가 금전 요구에 응하지 않더라도 단체 주문에 따른 '노쇼'(No-show)로 인해 손실을 입는 경우가 많다.
실제 지난 13일에는 강화군 일대의 음식점 6곳에서도 군 간부를 사칭한 피싱 신고가 잇따랐다. 피해 음식점들은 대부분 해장국집이나 중식당으로, 해병대 간부를 사칭한 신원 미상의 B씨로부터 단체 음식 주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50인분의 음식을 주문한 뒤, 전투식량 구입비 등의 명목으로 다른 업체 결제를 대신 해달라는 요청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단체 주문으로 인한 피해를 막으려면 선불금을 요구하거나, 공문 등 추가적인 확인 절차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사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만큼 소상공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은 유사 범죄 사례를 수집하고 피의자를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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