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상응 조치로 우크라이나에 장거리미사일 사용을 승인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북한 파병에 경고 메시지와 함께, 내년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가 종전 추진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18일(한국시간) 이 매체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공격을 위해 미국에서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그동안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제공한 미사일 중 사거리가 50마일(약 80km)인 ‘고성능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까지만 사용을 허가했다.
하지만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조치로 우크라이나는 사거리가 190마일(304km)에 이르는 육군 전술미사일(ATACMS)을 발사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장거리미사일 보다 사거리가 3배 가량 증가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을 하르키우 방어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사용을 승인한 장거리 미사일은 쿠르스크 지역의 러시아와 북한 파병군을 동시에 겨냥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NYT는 미 당국자들은 안용해 해당 미사일이 초기엔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있는 우크라이나 병력을 방어하기 위해 러시아군과 북한군을 상대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번 결정 배경엔 북한군 파병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용한 것은 러시아가 북한군을 전투에 투입하기로 하는 갑작스런 결정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내년 1월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종전 계획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게 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위치에서 종전 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하루 만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료시키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쟁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 등이 우크라이나에 러 본토 타격에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의 직접적인 대결로 간주하겠다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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