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시 양촌면에 있는 양촌와이너리는 양촌면의 특산품인 감과 딸기로 와인을 제조하는 곳이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됐다. 양촌와이너리의 대표 술은 감와인 ‘추시’와 감소주 ‘아치23’. 최근에는 논산의 대표 특산물인 설향 딸기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 ‘베리 서프라이즈’를 선보였다. 더불어 이곳은 송어 양식장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지역 주민 및 방송인, 기자, 인플루언서, 와인 애호가 대상으로 와인&재즈 페스티벌을 주최했다.
서용원 양촌와이너리 대표는 “양조장은 도시에서는 접할 수 없는 콘텐츠이자 지역의 문화와 농산물까지 담아내는 곳이기 때문에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와이너리의 정취를 도시의 사람들에게 소개하고자 이번에 양촌 와인&재즈페스티벌을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용원 대표와 일문일답.
-양촌와이너리는 어떤 곳인가.
“양촌와이너리는 원래 캠벨 포도농장을 하며 조그맣게 포도 와인을 만들던 곳이었습니다. 2000년에 양촌의 특산물인 감을 이용한 와인을 개발하고자 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영농조합을 만들어 감와인을 개발했습니다.”
-어떤 술을 빚고 있는가.
“감을 통째로 발효해 만든 감와인 ‘추시’와 감와인을 증류한 감소주 ‘아치23’, 그리고 ‘감보드카’가 있습니다. 양촌의 감 품종은 떫은 감 품종인 월하시로 당도가 높고 레드와인에서 나타나는 탄닌이 풍부해 와인을 만들기에 제격입니다. 가을철 수확한 감을 겨우내 냉동과 건조를 통해 감의 수분을 일부분 제거해 맛과 성분을 진하게 만든 후에 봄철부터 와인을 만듭니다. ‘추시’는 은은한 탄닌감이 특징인 와인으로 보통 술을 빚고 3년까지는 떫은맛이 강한 편이고 5년 이상 냉장 숙성을 통해 탄닌감을 부드럽게 만들어 출시됩니다. 현재 출시되는 감와인은 2016년에 빚은 술입니다.”
-감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 역사적으로 과일을 발효해 빚은 술은 쉽게 찾기 어렵습니다. 만약 과거 선조들이 과일로 술을 빚었다면 감으로 술을 빚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감은 우리나라 문화와 정서에 깊게 뿌리내린 과일이어서 감이 들어가는 속담과 전래동화는 많이 있어도 포도나 사과가 들어간 속담이나 전래동화는 찾기 어렵지요. 겨울철 간식이자 어릴 적 향수를 담은 과일이었는데 요즘에는 점점 뒤로 밀려나 안타까운 마음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담은 과일로 새로운 과실주를 만들어 간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감와인은 서양의 문화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와 정서를 담아 현대시대에 들어 새로운 전통이 되고자 출발하는 우리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감와인을 100% 즐길 수 있는 음식이나 방법이 있다면.
“개봉해 바로 마시기보다 코르크를 열고 30분 이상 지난 뒤에 마시는 것이 다양한 향미를 느끼는데 좋습니다. 또한 탄닌감과 함께 뒷맛이 깔끔해 한식과 함께하기에 좋은 와인입니다. 감와인은 음식과 함께 먹는 우리나라 반주문화에 맞춰진 술입니다. 특히 매운 음식이나 삼겹살 등 기름진 음식과 함께 마실 때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감와인 특유의 탄닌감을 만족스럽게 느낄 수 있습니다.”
-다른 원료가 들어간 술도 개발됐다고.
“올해 논산의 대표적인 특산물인 논산 설향 딸기를 이용한 스파클링 와인을 출시했습니다. 딸기는 술이 되는 과정에서 특유의 달콤한 향이 딸기잼처럼 변하는 경향이 있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2년동안 수십번의 시험을 거쳐 만들어졌습니다.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 방식 중에 가장 오래된 방식이기도 한 펫낫이라는 발효방식을 활용해 향미가 신선하고 달콤한 향에 드라이하고 새콤한 맛의 와인입니다.”
-양촌와이너리 자랑이 있다면.
“30년이 넘은 송어양식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운영해온 만큼 논산부터 인근 시군에 오래된 단골손님으로 북적이는 지역 맛집이기도 합니다. 송어양식을 할 때 감와인의 잔여물 등을 농축해서 사료에 함께 배합을 하고 있습니다. 와인과 송어의 순환고리이자 와이너리에 오시면 감술 먹인 송어와 감술을 함께 즐기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 목표는.
“딸기 스파클링 ‘와인 베리 서프라이즈’가 기대 이상으로 젊은 여성분들께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아직 더 연구할 부분이 남아있어 주질을 더 향상시키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 축으로는 역시나 감와인의 비전을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과실주의 전통을 만들어 간다는 마음으로 30년짜리 프로젝트를 구상해서 실행 중입니다. 감와인의 탄닌으로부터 오는 큰 숙성 잠재력을 살려 감와인에 감와인 증류주를 섞어 나무통에 숙성하는 주정강화와인이자 과하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첫제품이 나올 계획이고, 30년 숙성 술이 나올 때까지 와이너리를 지키고 발전시키다 보면 양촌와이너리의 비전에 한걸음 다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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