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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개 섬 품은 낭만도시 여수… 국제박람회로 또 한 번 도약 [지방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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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05 06:00:00 수정 : 2024-12-05 11: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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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세계섬박람회 준비 착착

2026년 9월5일부터 2개월간 열려
주행사장 2025년 하반기 본격 공사
각종 전시·포럼·체험행사 등 마련
섬 가치 조명… 도시 전역이 무대
30여개국, 300만명 이상 방문 예상
11개 섬 잇는 ‘일레븐 브리지’ 속도

‘2165개’. 전남에 있는 섬(유인도 279개, 무인도 1886개)의 개수다. 전국의 섬 3348개 가운데 전남이 65%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섬’ 하면 떠오르는 것이 뭘까. 가장 먼저 열악한 접근성과 낙후된 정주환경이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번거로움이나 섬 안에서의 생활 불편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 같은 현실을 뒤로하고 섬에 대한 무한 성장 가능성과 새로운 가치가 ‘섬의 날’ 제정을 계기로 다시 조명받고 있다.

섬의 날은 전남도가 행정안전부에 제안해 국가기념일로 제정됐다. 8월8일을 섬의 날로 정한 것은 이즈음이 섬지역 먹거리 볼거리가 가장 풍성하고 여름 휴가철과 함께 섬 방문객이 가장 많다는 점, 8이라는 숫자가 섬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8=∞)을 상징한다는 통설에서다. 365개의 섬과 국내에선 유일하게 2곳의 해상국립공원을 잇는 핵심 지역인 여수시가 전남도와 함께 세계적인 섬·해양관광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또 한 번 큰 판을 벌인다. 세계 최초로 ‘섬’을 주제로 한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다. 2년여 앞으로 다가온 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의 준비 상황을 살펴봤다.

 

여수시 적금도. 조직위 제공

◆2026년 9월 여수 돌산서 개막준비 본격화

4일 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조직위는 지난달 초 섬박람회 주행사장 조성을 위한 설계용역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라는 주제에 걸맞게 섬조직위는 새로운 섬의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창의적인 행사장의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섬박람회 조성 설계용역은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되며 2026년 7월까지 주행사장의 전시관과 광장, 주차장 등 조성을 모두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섬박람회는 2026년 9월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4일까지 2개월간 여수시 돌산읍 진모지구와 섬 지역 일원에서 열린다. 전남도와 여수시가 주최하고 섬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주관한다. 국제행사로 치러지는 만큼 해외에서 30여개국이 참여하고 국내외에서 3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조직위는 전망하고 있다. 돌산 진모지구와 개도, 금오도, 여수세계박람회장 등 여수 전역을 무대로 활용해 섬을 가진 전 세계의 나라와 섬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주행사장인 진모지구는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박람회장 조성 공사에 들어가며, 현재는 국제행사를 직접 운영할 대행사 선정과 함께 온·오프라인 홍보채널 확대, 핵심 콘텐츠 마련, 고품질의 전시연출을 위한 프로그램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까지 회장 조성과 전시관 연출, 지자체와 기업, 해외 참가국 유치 등이 확정되면 2026년이면 미래 섬의 청사진을 박람회를 통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수시 낭도

◆여수는 돌산 등 국제 섬박람회 최적지

주행사장인 돌산 진모지구는 여수의 365개의 섬 중 가장 큰 섬인 돌산에 위치해 있어 섬박람회를 개최하기에 최적의 무대이다. 총면적 18만4302㎡에 달하는 넓은 부지로 규모 있는 행사 추진과 다양한 프로그램 수용이 가능하다. 여수시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부지 활용에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밖에도 행사장 사후 활용을 통한 도시개발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여수세계박람회장으로 변경하자는 여론이 있어 검토된 바 있지만 현재 국제관 임대율이 60%를 넘어서는 등 전시·연출 공간이 부족한 상황인 데다 이미 조성된 시설에는 전시시설의 자유로운 배치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에 따라 진모지구로 최종 결정했다. 시는 진모지구에 8개의 전시관을 설치해 섬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과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관람객 편의시설과 9000여대의 차량을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임시 주차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8개 전시관에는 주제관, 생태관, 문화관, 미래관, 해상교량특설관, 공동관, 마켓관, 섬놀이터 등이 조성된다. 주제관에는 박람회의 주제 메시지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로 채워지고, 생태관은 섬과의 공존의 삶 메시지를 전달한다. 해상교량특설관에는 여수∼고흥을 잇는 11개 연륙·연도교의 가치를 공유하며 세계섬식당은 지구촌 곳곳의 먹거리를 판매하는 푸드코트가 운영될 예정이다.

섬을 보유한 세계 각국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국제 섬포럼, 세계섬도시대회, 섬 신기술 비즈니스 등 각종 국제 학술·컨벤션 행사도 진행된다. 아울러 방문객들을 위한 레저·액티브, 문화공연, 섬 캠핑, 섬 탐방, 경연 프로그램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들이 박람회장 곳곳에서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여수시 하백도

◆여수 바다 위 11개 섬 지역 명소로 인기

여수시는 섬박람회의 새로운 상징물이자 바다 위 차 산책길(드라이브 코스)로 일명 ‘일레븐 브리지’를 선보여 바다와 섬, 관광객과 주민을 잇겠다는 구상이다. 일레븐 브리지는 여수 돌산에서 고흥까지 바다 위의 섬들을 연결하는 11개의 다리다. 이 중 7개의 다리는 완공됐지만 현재 화태도~월호도(611m), 월호도∼개도(910m), 개도∼제도(605m), 제도∼백야도(615m) 4개 구간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 교량은 2027년 8월 개통 예정이다. 기상과 안전, 절대공기 등을 감안하면 섬박람회 전 준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수시는 섬박람회 기간에 맞춰 임시 개통이라도 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시는 이들 교량이 모두 개통되면 차를 타고 바다와 연안, 섬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지대(관광벨트) 구축은 물론 ‘섬 관광 전성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여수와 고흥을 1시간이면 왕래할 수 있어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섬 본연의 특별함 이외에도 핵심 콘텐츠로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게 몰입형 미디어터널과 도심항공교통(UAM)도 선보인다. 이머시브(몰입형) 미디어터널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360도 전시 연출을 통해 섬과 바닷속으로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구현해 방문객들의 흥미를 끌어낼 계획이다. 시는 UAM 실증 시연의 경우 ‘섬과 섬을 잇다! 여수-경도 간 UAM’ 시연을 검토 중이다. 또 현대화한 섬교통 기술을 활용한 투어프로그램으로 위그선, 공기부양정, 해양버스 등을 투입해 아일랜드 모빌리티 어드벤처도 운영할 방침이다.

◆정기명 여수시장 “섬 주민들 삶의 질 향상… 지역경제 파급효과 기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이후 여수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시점부터 다소 정체기라고 볼 수 있지만 2026년 여수는 세계섬박람회를 통해 다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정기명(사진) 전남 여수시장은 4일 “섬박람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성된 기반시설과 섬박람회 연계사업 등 파급효과가 기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시장은 이날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전남 도서지역을 오가는 교통편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여수 11개 섬을 잇는 ‘일레븐 브리지’ 등 교량 건설 사업이 섬박람회에 맞춰 속도를 내고 있어 섬에 대한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섬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됨은 물론 섬을 오가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섬과 관련한 산업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시장은 또 “각종 콘텐츠 구성에 있어 주민소득 창출이 가능하고 풍부한 섬 해양자원과 산업비전을 제시하는 지역산업과 연계해 섬박람회 이후에도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민선 8기 역점 사업인 여수만 르네상스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여수만 사업은 여수 5개 만을 특색에 맞게 보전하고 개발해 지역을 균형 있게 개발하자는 게 목표다. 여자만은 지속가능한 해양생태보전, 장수만은 해양 치유 웰니스, 가막만은 시민이 행복한 해양레저문화, 여수해만은 글로벌 해양관광 컨벤션, 광양만은 미래 신성장 녹색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게 목표다.

 

정 시장은 여수의 균형발전을 이뤄줄 여수 화양지구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화양지구는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일원 6.43㎢ 부지에 약 1조원을 투입해 274실 규모의 힐&테라스 콘도미니엄, 컨벤션 호텔 등 숙박시설과 상업시설 등을 갖춘 세계적인 복합휴양단지로 조성하는 내용이다.

 

정 시장은 “장수만과 여자만의 중심에 있고, 일레븐브리지와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중요한 길목이 될 화양지구 개발은 여수발전에 있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양지구 개발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전남도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사업시행자인 HJ디오션리조트와 적극 협력하고 소통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수=김선덕 기자 sd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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