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인정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적응 돕기 위해 10년 전 설립
맞춤 수업·상담 등 체계적 교육
독일·미국 현지 체험학습도 운영
“시설 턱없이 부족… 확장 역점
통일인재라는 자부심 갖게 할 것”
“통일 이후 북한을 재건하고 통일한국을 만들어갈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부산 강서구 신호동에 위치한 장대현중고등학교는 전국 네 번째이자 영·호남 유일의 학력인정 탈북대안학교다. 2014년 3월 ‘장대현학교’를 교명으로 13명의 탈북 청소년을 신입생으로 받은 뒤, 2022년 학력인정 탈북대안학교로 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3월 장대현중·고교로 새출발한 이곳에선 현재 20명의 재학생들이 40명의 교사·자원봉사자로부터 탈북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일반교과, 대안교과, 체험학습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전인교육을 받고 있다.
임창호(사진) 장대현중·고교 교장은 학교 설립자이자 10년 역사의 산 증인이다. 미국 생활 중 탈북민들의 애환을 접한 뒤 국내로 돌아와 장대현교회 등 목회활동과 북한인권과민주화실천운동연합 등 탈북민 지원 활동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16일 장대현중·고교에서 만난 임 교장은 “탈북청소년들이 대한민국에 처음 와서 학업, 교우관계, 가정환경, 건강문제 등 여러 가지 고충을 겪고 있다”며 “이들의 적응을 위한 탈북민 교육을 고민하던 중 익명의 독지가로부터 도움을 받아 장대현학교를 개교했다”고 설명했다.
임 교장이 장대현중·고교 운영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통일인재 양성이다. 그는 “장대현학교는 탈북학생들의 역량을 강화해 통일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한민국에 입국한 탈북민 자녀들의 정서 안정과 미래형 정체성을 확립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촘촘한 교과·상담·강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탈북 청소년 학습수준과 흥미를 고려한 수준별 교과 교육, 정기적인 명사특강과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한 진로 탐색 기회 제공은 물론 북한과 남한사회의 이해를 바탕으로 역사·통일교육을 통한 자아정체성 확립, 정서적 안정과 내면 치유를 위한 담임교사 및 전문가 심리 정서 상담 등의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중·고교 전 학년 필수과목인 독일어와 독일문화 수업을 통해 통일독일의 역량을 배우도록 하고 있다. 우수학생에게는 독일코리아재단 후원으로 매년 2~3주간 독일에서 직접 살아보기 체험학습을 진행 중이다. 임 교장은 “독일에서 살아보기 체험학습을 통해 3년간 4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며 “2년 전부터 현지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미국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액 장학금으로 진행되는 현지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장대현학교에서만 누릴 수 있는 미래형 글로벌교육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기숙형 학교인 장대현중·고교는 학생 1명당 자원봉사 교사를 포함해 2명 이상의 교직원이 배당돼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공동체생활로 학생들의 인성과 협동정신을 갖추게 하고, 개인별 맞춤형 눈높이 교육을 통해 부족한 기초학력을 탄탄하게 다져주기 위해서다.
이른바 입결(입시결과)도 눈부시다. 학교를 졸업한 탈북청소년 대부분은 대학에 진학했다. 지난 10년간 총 2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이 중 23명이 국내외 대학에 진학했다. 특히 졸업생 중 2명은 미국 대학에 진학했고, 이 중 1명은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임 교장은 “졸업생들이 국내외 대학에 진학해 통일한국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들 중 몇몇은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학교로 돌아와 후배들에게 자신이 터득한 지식과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임 교장은 장대현중·고교의 향후 운영 계획 등 미래 청사진도 내놨다. 그는 “현재 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실과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으나 입학을 희망하는 탈북학생에 비해 시설이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2026년까지 기숙사를 증축하고, 학생 정원 40명 규모로 학교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탈북학생들이 이곳에서 ‘먼저 온 통일 인재’라는 자부심은 물론 대한민국 글로벌 인재로서의 희망도 품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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