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알게 된 여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10대 남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살인 혐의를 받는 A군(17)은 전날 오후 8시 30분께 경남 사천시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B양(16)을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이후 A군은 자신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자해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조사 결과 강원도에 거주 중인 A군은 B양과 온라인 게임과 채팅을 통해 알게 됐다. 범행을 위해 버스를 타고 사천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당일 A군은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고 B양의 아파트 주변을 배회하며 그를 기다렸다. B양이 나타나자 준비한 흉기로 범행을 저질렀고, A군의 가방에서는 둔기와 휘발유까지 발견돼 사전 계획성이 짙은 범행으로 보인다.
피해자인 B양은 주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사건 당일 오후 10시 40분께 숨을 거뒀다.
범행 직후 자해했던 A군은 경상에 그쳐 병원 치료를 받은 후 27일 자정 무렵 긴급 체포됐다. 현재 학교를 자퇴한 상태인 A군은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동기와 관련된 구체적인 진술은 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고 있으며, 수년 전부터 온라인에서 교류를 시작해 최근 갈등을 겪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군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두 사람 간의 대화 기록과 범행 동기를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B양의 휴대전화도 분석해 사건의 전말을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사건 당시 술이나 약물을 복용한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를 확인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27일 A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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