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턱밑까지 왔다"...급락하는 원화, 왜? [뉴스+]

세계일보

1480선 넘은 원달러환율...맥 못추는 코스피
미국 경기 성장 호조...글로벌 '강달러' 지속
가치 떨어지는 원화...尹 계엄 후 불경기 탓
코로나 이후 최악인 체감경기…수입 가격 상승에 '휘청'
"금리 내려야하는데"...환율 쇼크에 발 묶인 한국

환율이 1480선을 넘어서며 15년 전 세계금융위기 수준의 턱밑까지 바짝 다가섰다.

글로벌 달러 강세 요인도 있지만, 원화 자체가 떨어지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2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달러 자체가 강한 부분, 그리고 원화 자체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부분 이 두가지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1480선 넘은 원달러환율...맥 못추는 코스피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원 오른 1467.5원에 마감했다. 이날 장중 1485원을 넘기기도 했다.

이는 미국발 세계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16일(1488원)이후 15년 9개월만의 최고치이자, 12월3일 내란 사태 이후 80원 넘게 오른 수치다.

증시도 요동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 행렬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4.90포인트(1.02%) 떨어진 2404.77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환율 급등에 2300대까지 밀린 바 있다.

◆ 미국 경기 성장 호조...글로벌 '강달러' 지속

먼저 강달러의 가장 큰 요인은 미국 경기가 좋은 영향이 크다.

경기 성장성이 좋아 수요가 강해지면서 물가 압력이 잘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해 다른 나라들은 금리 인하를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과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글로벌 '강달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관세부과 등 자국우선주의 경제 정책을 강조해온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강달러를 더 가속화하고 있다.

오 단장은 "글로벌 추세가 강달러로 자리잡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 가치 떨어지는 원화...尹 계엄 후 불경기 탓

문제는 원화 가치 자체가 떨어지는 경우다.

12·3 비상계엄 이후 해소되지 않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환율 급등세에 기름을 부었다. 이 때문에 소비경기, 기업 경기도 나빠지고, 우리나라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 단장은 "26일 기준 위안화가 200원 위로 올라와버렸고, 유로도 1250원 넘고 엔화도 930원 넘었다. 원화만 유독 약세를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정치적 불안과 함께 실물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강한 부분에 대해 경계감을 나타낼 필요 있다"고 덧붙였다.

원·위안 환율이 200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22년 10월 14일(200.27원)이 마지막이다. 약 3년 2개월만에 원·위안 환율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