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31일 광화문 대규모집회 예정
“피해자·유가족 지원 최우선돼야”
조기 게양하고 합동분향소 설치
종교계도 “슬픔 함께해” 애도문
의협 “지역의사회와 협력 강구”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승객 대부분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하자 전국 곳곳에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에 총력을 모으던 시민사회단체들은 신속한 ‘제주항공 무안 참사’ 수습 등을 촉구하며 31일 예고한 대규모 탄핵 촉구 집회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참사로 고인이 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비상행동은 “유가족을 비롯한 피해자에 대한 소통체계 마련, 공간 확보, 의료·심리 지원 등이 체계적이고 최우선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3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하기로 예고한 탄핵 촉구 집회 ‘아듀 윤석열 송년콘서트’를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여객기 참사 사고 수습을 위해 지역의사회와 협력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의협 비대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현재 전남도의사회는 사태 수습을 위해 전남도, 광주시 인근 병원과 연계해 대응하고 있다”며 “응급처치와 전원 등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역의사회와 연계해 추가적인 협력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일선 지방자치단체는 연말 해넘이, 해맞이 행사를 잇따라 취소했다. 광주시는 이날 지역 재난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내년 1월4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오는 31일 제야의 종 타종식과 내년 1월1일 무등산 해돋이 행사를 취소했다. 5·18민주광장에는 합동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애도 기간에는 시청을 포함한 공공기관에 조기를 게양한다. 광주 동구도 시무식과 해돋이 행사를 취소하고 희생자 애도에 동참하기로 했다.
전남 장흥군도 이날 비상 회의를 열고 1월1일 정남진전망대에서 예정됐던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완도군도 1월1일 신지면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하려던 해맞이 행사를, 해남군도 오는 31일과 1월1일 예정됐던 땅끝 해넘이&해맞이 행사와 화원 오시아노 노을 페스타, 북일 해맞이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종교계는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명하고 참사의 재발을 막을 안전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한 참담한 소식에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관계 당국은 현 상황을 신속히 수습하고 사고의 원인과 경과를 철저히 규명해 다시는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희생자들의 영혼을 품어 안아 주시기를, 또 유가족의 슬픔과 상처를 어루만져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의장인 이용훈 주교 명의로 애도문을 발표했다.
김종혁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도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정부와 항공사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들은 인명 구조에 우선해 사고를 속히 수습하고,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책임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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