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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2’ 김홍식役 성준 “누가 봐도 ‘악의 축’ 느낌 주려 애썼죠”

입력 : 2024-12-30 21:19:57 수정 : 2024-12-30 21: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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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 대립하는 과정서
메인 빌런 너무 약하면
극의 균형 깨질 것 같아
무게감 만들려고 노력

실제 현실에 있을 법한
더러운 느낌의 필요악
이태리 마초 생각하며
남성적 낭만 남기려 해

“김홍식은 어릴 때 라오스로 팔려갔다는 설정이 있어요. 김홍식은 한국에 대한 향수가 있었을 겁니다. ‘내가 한국에 돌아갈 때는 라오스에서 고생했으니 보상받아야지’라는 심리와 더불어, 깔끔하게 옷을 입고 건실해 보이도록 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죠. 돈에 대한 욕심도 많지 않지만, 사업(마약상)을 하는 것은 본인이 원하는 틀, 유토피아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SBS의 대표 인기 드라마 ‘열혈사제’의 두 번째 이야기 ‘열혈사제2’가 지난 27일 막을 내렸다.

SBS ‘열혈사제2’에서 마약상 김홍식을 연기한 성준은 “김홍식은 한국에 대한 향수가 있는 사람으로 ‘내가 한국에 돌아갈 때는 라오스에서 고생했으니 보상받아야지’라는 심리가 있었다”며 “이탈리아 마피아의 문화를 동경했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길스토리·SBS 제공

전작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황당하면서 통쾌하고 상쾌한 이야기 전개, 배우들의 열연을 그대로 물려받은 ‘열혈사제2’는 지난달 8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두 자릿수 시청률과 금요일 드라마 전체 1위를 지켰다.

드라마는 전편에 이어 사제 김해일(김남길)과 검사 박경선(이하늬), 형사 구대영(김성균)이 그대로 등장해 주축을 이뤄 마약상 김홍식(성준)과 비리 검사 남두헌(서현우) 등에 맞서는 내용이다.

이번 ‘열혈사제2’에서 악역 김홍식으로 처음 합류한 성준은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서울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긍정적으로 기대하기보다는 불안한 게 엄청 컸다”며 “‘열혈사제1’보다 약하면 어떻게 하지. 메인 빌런이니까 무게감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장치로서 역할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망가지면 이도저도 아닐 것이라는 부담감이 있었다”며 “선악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악이 너무 작거나 우스꽝스럽게 나오면 극의 균형적인 부분에서 깨질 것 같아서 누가 봐도 (악의) 축이다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적인 부분”에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일단 제가 집중적으로 생각한 것은 ‘있을 법해야 한다’였습니다. 있을 것 같은 나쁜 놈이어야 대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김해일은 싸움을 잘하는 사제라는 재미있는 캐릭터여서 거기에 준하려면 어찌 됐든 있을 법한 더러운 느낌의 필요악같이 연기했죠.”

있을 법한 더러운 느낌의 필요악이 어떤 느낌이냐는 질문에 성준은 드라마 처음 김홍식이 등장하는 장면을 언급했다. “비행기에서 ‘고추장을 조금 더 주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섬뜩하게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유튜브를 많이 보는 편인데, 해당 장면의 숏츠(짧은 콘텐츠) 조회 수가 800만회 이상이 나왔더라고요. 반응이 좋아서 감독님에게 감사했죠.”

김홍식은 악인이다. 하지만 박경선과 있을 때면 한없이 착해진다. 성준은 박경선과 러브라인에 대해선 “입체적으로 보이고 싶었다”라면서도 “너무 망가져 버리면(우스꽝스러워지면) 안 돼서 어떤 식으로 절제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왜 그렇게 박경선에게만 무장해제되냐는 질문에 “박경선이 김홍식의 엄마와 닮았다는 설정이 있다”며 “그런 그리움과 향수에 대한 것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준은 ‘열혈사제2’를 찍을 때 ‘낭만’을 가져가고 싶었다고도 했다. “‘열혈사제2’가 큰 프로젝트이다 보니까 드라마를 찍으면서 뭔가 가치 하나는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게 ‘낭만’, 정확히는 ‘남성적인 낭만’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아저씨 같을 수 있지만, 예전 마초맨의 느낌을 가지고 싶었죠.” 특히 성준은 “이탈리아 마초를 생각했다”며 “김홍식은 마피아의 문화를 동경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에서 김홍식은 결국 김해일 등에 응징당하며 끝난다. 다만 성준은 “열린 결말이어서 일자리를 사수해야 하니까 시즌3가 나오면 감초라도 좋으니 뭐라도 시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기작으로는 아직 논의된 게 없다면서, 촬영해 놓은 게 있기 때문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기웃기웃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저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생’과 같이 회사에 관한 드라마라면 회사 문화, ‘응답하라’ 시리즈라면 그 시대의 문화가 있어요. 감정을 깊이 다루는 것보다 그 문화가 보여지는 작품을 좋아합니다. 삶 그 자체를 표현해보고 싶어요. 심장병을 앓고 있는 목수의 삶을 다룬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처럼 드라마틱한 것보다 진짜 같은 것이죠.”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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