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에도 안전불감증…숙박업소 10곳 중 4곳 비상구 폐쇄

경기 부천시 중동 호텔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8월 부천 호텔 화재로 투숙객 7명이 숨지는 등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국내 숙박업소들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숙박업소 10곳 중 4곳은 방화·소방 시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소방청은 전국 19개 시도소방본부가 지난 8월 22일~11월 30일 숙박업소 3325개소를 대상으로 피난·방화시설 유지관리 상태 등 화재안전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의 36.9%에 해당하는 1228곳에서 1903건의 불량 사항이 적발됐다.

구체적으로 비상구 등 피난·방화시설 폐쇄·훼손, 수신기 전원 차단 및 경종 정지 등 임의 조작, 완강기 지지대 등 설치·관리 기준 위반, 소화기 내용 연수 경과 등이었다.

소방청은 이 중 70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처분하고, 1712건은 조치 명령, 121건은 관계 기관에 통보했다.

소방청 CI. 소방청 제공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맞아 숙박시설 이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소방청은 지난 19일 사전 예고 없이 관할 지역 숙박시설에 대한 일제·불시 단속을 실시했다.

단속 결과 672개소 중 25.1%에 해당하는 169개소에서 288건의 불량 사항을 적발했다. 이 중 17건은 과태료 처분, 256건은 조치 명령, 15건은 관계 기관에 통보했다.

한편, 소방청은 화재안전조사 기간 동안 전국 숙박시설 관계인을 대상으로 소방안전 교육도 실시했다. 완강기 등 피난 기구의 올바른 사용 및 관리 방법에 대해 교육하고, 체험 훈련도 진행했다.

홍영근 소방청 화재예방국장은 “최근 숙박시설 화재 발생 시 소방시설 및 피난시설 유지관리 소홀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시도 또는 필요 시 전국 단위로 동일 시간대 불법행위 일제·불시단속을 연중 정기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율 안전관리문화 정착을 위해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병행하며 관계인의 안전의식과 국민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국윤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