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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훼손 심각 … 유족 인도 마무리까진 시일 걸릴 듯 [제주항공기 무안 참사]

입력 : 2025-01-02 19:00:00 수정 : 2025-01-02 21: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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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 인근 시신편 606개 수습
유전자 감정 결과 모두 나왔지만
유족과 일일이 대조 작업 거쳐야
당국 “인도 시점, 유족 의사 반영”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에 대한 신원 확인은 끝났지만 시신 인도 및 장례절차 완료까지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시신 훼손이 워낙 심한 탓에 600여편(片)에 대한 유전자(DNA) 분석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 온전한 유해를 희망하는 유족들이 선뜻 인도를 꺼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일 희생자 유족들이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을 찾아 헌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망자 179명에 대한 신원 확인을 마친 당국이 2일까지 유족에게 인도한 시신은 24구 정도이다. 희생자의 신원 확인을 마치고도 유해 인도가 늦어진 데는 1차 시신편의 검사 결과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습당국은 공항 활주로 인근에서 1차로 606편을 수습해 DNA 감정을 의뢰했다. 시신편은 10㎝ 이상 크기만 수습했다. 1차 시신편의 유전자 감정 결과는 이날에서야 모두 나왔다.

시신편의 유전자 감정 결과가 나온 후에도 시신 인도까지는 거쳐야 할 산이 많다. 어느 유족의 시신편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족과 일일이 유전자 대조를 해야 한다. 이진철 부산지방항공청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시신편의 유전자 감정 결과가 모두 나온 걸로 알고 있다”며 “감정 결과를 가지고 유족과 대조해 확인하는 절차가 남았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의 특징은 희생자들의 시신 훼손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육안으로 시신를 확인한 유족들은 온전한 유해를 수습해 장례 치르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1차 시신편의의 신원이 나와야 한다. 유족 A씨는 부모의 유해가 비교적 온전해 인도하고 싶지만 조카 아이의 시신 훼손이 심각해 1차 시신편의 신원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 A씨는 “여섯살 조카의 시신 일부가 1차 시신편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수습해 장례를 치러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2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조문객이 국화를 든 채 기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A씨처럼 시신 훼손이 심각한 유족들은 시신편의 신원 대조 결과를 확인한 뒤에야 유해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1차 시신편의 신원 확인이 다음주 정도에나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국은 유해 인도 시점에 대해 유족들 의사를 충분히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훼손된 상태의 시신이더라도 유족이 원할 경우 인도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당국은 시신편의 수습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하고 유족과 협의 중이다. 유해를 인도해 장례식을 치른 후 시신편이 확인되면 추가로 인도하는 방법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시신편만 별도로 수습해 합동위령제를 지내는 방법이다. 당국 관계자는 “시신편은 1차만 있는 게 아니고 그 이후에도 2차, 3차 진행된다”며 “유족의 상황에 따라 유해 인도를 기다리거나 먼저 인도해 장례를 치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슬픔을 나누는 ‘끼니 봉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전남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서 2일 ‘사랑의 짜장차’ 관계자들이 조문객 및 자원봉사자들에게 제공할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무안=연합뉴스

유족 일부는 당국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답답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번 참사에서 형 부부를 잃었다는 허모씨는 “이틀 전 신원 확인만 했을 뿐 유전자 분석이 어느 정도까지 이뤄졌는지 알려주지 않아 속만 태우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형님 부부의 유해를 받아 장례를 치렀으면 한다”고 말했다.


무안=한현묵·김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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