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대통령경호처 측과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주변에 운집해 구호를 외쳤다.
공수처 수사관들은 이날 오전 6시14분 정부과천청사에서 출발해 7시21분 관저 인근에 도착했다. 이대환 수사3부 부장검사를 중심으로 한 수사팀은 8시2분 바리케이드가 열리자 관저로 진입했다. 이때 경호처는 정문 안쪽에 버스 2대를 배치해 영장 집행을 막았다. 공수처는 영장 집행을 8시4분에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공수처 30명과 경찰 특별수사단 120명 등 총 150명이 동원됐다. 진입 인원은 공수처 30명과 경찰 50명 등 총 80명이며, 나머지 경찰 70명은 관저 밖에서 대기 중이다. 이날 오전 9시40분 현재 체포된 인원은 없다.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등 관내 경비 병력과 대치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관저 주변에는 기동대 47개 부대와 경찰 3000여 명이 배치돼 집회 참가자들을 통제하고 있다. 관저에서 약 100m 떨어진 한남초등학교 앞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 30여명이 ‘국군통수권자 체포는 내란 행위’라는 피켓을 들고 저지선을 형성했다.
관저에서 약 300m 떨어진 국제루터교회 앞에서는 수백 명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북을 울리며 “계엄합법 탄핵무효”, “윤석열 지키자”를 연호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영하권 추위 속에 은박지 돗자리로 온 몸을 둘러싸며 저항했다.
연단에서 사회자가 “공수처 수사관들이 들어갔다. 정문을 열어줬다”고 외치자, 지지자들은 “불법 경찰”이라고 고성을 지르며 발을 굴렀다. 이후 “경호처는 목숨을 걸고 대통령을 지켜라”라며 체포영장 집행에 반대했다.
이 자리에서는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 로고가 적힌 피켓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해당 로고는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사용한 것으로, 국내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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