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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키자” 지지자 총결집… 아수라장 된 한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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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03 12:42:08 수정 : 2025-01-03 13: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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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가운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모인 지지자들은 격앙된 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체포영장 집행 시도는 이른 아침부터 긴박하게 진행됐다. 오전 8시4분쯤 관저 앞 바리케이드에 막힌 공수처 수사팀은 걸어서 관저 건물 앞까지 이동해 경호처와 대치했다. 관내에 진입한 인원들은 한남동 도착 이후 4시간 넘게 대통령경호처와 대치하며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하고 있다.

 

체포영장 집행이 지연됨에 따라 관저 인근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7시쯤부터 관저 인근에서 체포에 반대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9시30분 기준 지지자 12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있다. 이규희 기자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불법 체포, 합법 계엄” “탄핵 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 “윤석열을 지켜내자” “이재명을 구속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관저에 진입한 공수처 수사팀이 경호처와 대치 중이라는 소식이 흘러자오자 “(수사팀을) 몽둥이로 내쫓아라” 등의 과격한 발언을 퍼붓는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 은평구에서 왔다는 황모(70)씨는 “대통령을 지키는게 나라를 지키는 것”이라며 ”나라가 좌파 공산세력에게 넘어갈 판이기 때문에 저지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주부 오인화(52)씨는 “계엄은 적법했다”며 “허위 ‘내란 프레임’으로부터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 공수처가 이미 애국시민의 힘을 보고 기세가 꺾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한 쪽에는 종이박스나 돗자리에 앉아 믹스커피와 컵라면으로 몸을 녹이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담요로 온 몸을 두르고 길 위에서 밤을 보냈다는 74세 여성 A씨는 “대통령이 안쓰러워서 어제부터 한남동을 못 떠나고 있다”며 “민주당이 죄없는 사람(윤 대통령)을 몰아내려고 하니 집에 앉아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자와 담요로 추위를 버티고 있다. 이규희 기자

경찰은 기동대 45개 부대 2700여 명을 배치하고 버스 135대로 차벽을 세우는 등 도로 통제와 경비를 강화했다. 도로 곳곳엔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시민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대통령 지지자들은 관저 인근 접근을 막는 경찰을 향해 “왜 못 들어가냐”고 거세게 항의하거나 “길을 열어달라”고 따지기도 했다. 경찰을 향해 욕설 섞인 고성도 난무해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시민사회계에선 이러한 체포영장 집행 난항 국면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금일) 체포 거부행위는 12.3 내란과 마찬가지로 윤석열을 내란의 우두머리로, 관저를 차벽으로 막고 체포를 방해한 관련자 전원을 내란죄 중요임무수행 등으로 의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법적·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던 윤석열은 수사 절차를 지연시키는 잡범보다 못한 행태를 보이더니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극우 세력 집결을 선동하고 경호처 직원을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고 일갈했다. 민주노총은 “공수처는 완강하게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경호처는 내란동조 행위를 중단하고 물러나야 한다”며 “오늘 대통령 공관 문을 열고 윤석열을 체포할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7시부터 1박2일 철야투쟁이 나설 방침이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경호처는 직권남용죄,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처벌될 수 있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이날 오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종준 경호처장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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