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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부담에 무너지는 ‘영끌족’…“이제 강남권도 예외 아냐”

입력 : 2025-01-11 05:00:00 수정 : 2025-01-10 18: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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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하락세…수도권은 ‘제한적’ 반등
임의경매 신청, 10년 만에 최대 수준
“영끌족, 경매물건 증가세 당분간 지속”

부동산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 시장에 나온 ‘임의경매’ 물건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전국 집값이 최고점을 기록할 당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한 이른바 ‘영끌족’의 부동산이 경매 시장으로 쏟아지면서, 지난해 경매 신청 건수는 201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수도권에서도 일부 지역만 소폭 상승세를 보이는 데 그치고 있다. 지방의 경우 대부분 지역에서 가격 하락이 지속되며, 이러한 시장 상황은 영끌족들에게 대출 상환의 압박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뉴스1
 

 

1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임의경매 신청 건수는 13만9869건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013년(14만8701건) 이후 최대치로, 2022년(6만5586건)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2023년 임의경매 신청 건수(10만5614건)와 비교해도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임의경매란 부동산 담보 대출을 제공한 채권자가 돈을 회수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는 과정으로, 대출 원리금이 3개월 이상 연체될 경우 바로 경매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강제경매와 달리 별도의 재판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더 빠르게 시장에 물건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강남권 등 인기 지역에서도 임의경매 물건이 늘어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사례를 보면, 2023년 한 해 동안 단 두 건만 경매 시장에 나왔다가 취하되었으나, 올해는 1월 2건, 2월 1건으로 이미 3건이 매각 예정일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 경기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경매 시장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대출 규제 강화와 경기 침체로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었고,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시장은 더욱 얼어붙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39.8%로 전월(48.3%) 대비 8.5%포인트 하락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지난해 11월(94.9%)보다 3.1%포인트 낮아진 91.8%를 기록했다.

 

서울 평균 낙찰가율 상승을 견인했던 강남 지역 아파트도 매수세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달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낙찰가율은 94.6%로, 지난해 11월(102.4%) 대비 7.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3월(86.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매시장에서 낙찰을 받았지만 매각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다시 경매가 실시되는 '재매각'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중개소 모습.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중저가, 외곽 지역 부동산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영끌족의 자산이 시장에 나오며 경매 물건이 증가하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경매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책적 대응과 시장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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