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의 ‘백골단’ 국회 기자회견 주선 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80∼90년대 시위 진압 전문 경찰부대를 뜻하는 ‘백골단’의 이름을 딴 청년 조직을 국회에서 소개했던 김 의원이 비판 여론에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개인 일탈 행위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의원직 제명을 요구하는 야당에는 “본인이 사과한 만큼 징계를 하지않겠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소통관에서 2030 청년 주축 조직인 ‘반공청년단’의 기자회견을 주최했다. 당일 여섯 명의 청년은 흰색 헬멧을 쓰고 무대에 올라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위협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한 졸속 탄핵 절차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을 지키고 대한민국 헌정질서 수호를 위해 앞으로도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조직 명칭을 반공청년단으로 부르고 ‘백골단’을 예하 조직으로 운영하겠다 말해 논란이 일었다. 백골단은 권위주의 정부 시절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입한 경찰 부대를 부르는 말로, 민주화운동 탄압의 상징적 존재였다. 이 때문에 야당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일자 김 의원은 “정확한 정보와 배경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국면에 진영 대립이 극심해지면서 ‘백골단’ 논란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않는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김 의원이 민주화 투쟁 중 숨진 박종철 열사와 대학 동기이면서도 ‘백골단’이 무엇인지 몰랐다는 취지로 해명한 데 대해 “믿기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10일 밤 CBS라디오에서 출연해 “이분(김 의원)은 2022년 대선 캠프에 진입하려고 할 때 부정선거론자였다”며 “그래서 제가 이런 분들은 들이면 안 된다고 계속 반대했었다. 김 의원은 엄청난 부정선거론자로 사실 그때부터 (극우의) 싹이 보였다” 말했다. 그러면서 “‘백골단’, 이 세 글자만으로도 잠을 못 이룬다는 국민들이 계실 정도인데 자랑스럽게 국회에다가 소개해 줄 만한 그런 일이겠냐. 김민전 의원은 서울대 외교학과 84학번으로 박종철 열사(서울대 언어학과 84학번)와 동기인데 이렇게 처리한다? 저는 믿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혐의 및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 관련 긴급현안질의를 위한 본회의에서 자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전 의원이 이런 대업(백골단 기자회견)을 이루고 나서 퍽 고단했던지, 국회 본회의장에서 ‘또’ 숙면을 취했다”며 “오죽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잠자는 국회 백골공주’라는 별명까지 붙였겠냐”고 꼬집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김 의원 파문에 대해 “백골단 명칭과 실체에 대해 불분명한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면서도 “본인이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기 때문에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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