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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벽 넘고 철조망 절단… 정문 진입 후 관저까지 ‘속전속결’ [尹대통령 체포]

입력 : 2025-01-15 17:51:22 수정 : 2025-01-15 21: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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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작전 6시간23분 재구성

기동대 54개 부대 3200명 투입
오전 4시10분 도착해 작전 시작
金차장 영장 제시하자 저항 줄어
오전 7시30분 1차 저지선 돌파
2·3차 쉽게 넘은 뒤 尹측과 협상
경호처와 물리적 충돌 거의 없어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된 15일 대통령 관저가 위치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시간은 이른 새벽부터 긴박하게 흘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은 관저가 위치한 매봉산 일대에 경력 3200여명을 투입해 ‘인해전술’로 포위했다. 공수처와 경찰의 압박 속에 관저 내에선 대통령경호처가 사실상 방어선 구축을 포기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불법이지만 유혈 사태를 우려해 수사에 응하겠다”며 영장 집행 6시간23분 만에 체포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43일 만에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된 것이다.

 

인해전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관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저 인근 경력만 3200여명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작전은 이날 오전 3시20분쯤 시작됐다. 현장의 경력 배치는 관저 주변을 둘러싼 탄핵 찬반 집회 참가자에 대응하기 위한 경력과 관저 내로 진입해 체포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경력으로 크게 나뉘었다.

 

특히 관저 인근의 집회 참가자가 6000여명에 달하는 데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격렬한 저항에 대비해 기동대 54개 부대의 3200여명이 현장 관리에 투입됐다. 체포작전을 위한 전담 인력은 1100여명이 투입됐다. 이 중 공수처 파견팀 형사가 570여명, 경찰청과 서울·인천·경기남북 안보수사대 450여명, 인천 반부패·형사기동대 100여명으로 구성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공수처 수사관들과 경찰 인력이 3차 저지선을 뚫고 관저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대규모 경력 투입에 저항하는 대통령경호처는 관저의 방어선을 삼중으로 구축했다. 1차 저지선은 7중으로 세워진 차벽 등으로 구축됐고, 2차 저지선은 그보다 안쪽에 소형 전술 차량 및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인간 띠로 만들어졌다. 마지막 3차 저지선도 대형 SUV 등으로 형성됐다. 관저의 삼중 방어벽을 뚫어야 하는 체포작전은 장애물 제거조와 제압조, 체포수색조 등으로 나뉘어 이뤄졌다. 관저 앞에는 크레인 등의 중장비까지 배치했다.

 

◆‘1차 저지선’ 넘자 일사천리

 

관저 진입은 공수처와 경찰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한 오전 4시10분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오전 5시20분쯤 영장을 제시하고 20분 뒤인 오전 5시40분쯤 저지선 진입을 시도했다.

 

첫 대치는 관저 앞 1차 저지선에서 시작됐다. 국민의힘 의원 20여명과 지지자들이 인간띠를 만들어 체포를 저지했다. 공수처와 경찰이 진입을 시도하자 양측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중년 여성이 쓰러져 응급 처치를 받았다.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 영장 집행을 시행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나서고 있다. 최상수 기자

경호처장 직무대행인 김성훈 경호차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은 방어선 와해에 일조했다.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에서 경호처의 강력한 저지로 집행을 실패했던 공수처와 경찰은 수적 우위에서 경호처를 압박하는 한편, 김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예고해 분열을 꾀했다. 경찰이 김 차장의 체포영장을 제시하자 경호처 저항이 현저히 줄었고, 사다리를 이용해 차벽을 넘어선 뒤 관저를 향해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경력을 관저 입구뿐 아니라 매봉산 등산로에도 배치했다. 사실상 관저가 위치한 매봉산 일대를 포위한 것이다. 경호처가 관저 주위에 설치했던 철조망은 절단기로 제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도착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때부터 사실상 경호처의 수세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저지선 돌파가 순식간에 이어졌다. 공수처와 경찰은 오전 7시30분쯤 1차 저지선을 돌파했고, 20분 만인 오전 7시50분쯤 2차 저지선을 우회로로 통과했다. 오전 7시57분에는 3차 저지선까지 도달했다. 최종 저지선 도달까지 30분도 걸리지 않은 것이다. 오전 8시24분엔 3차 저지선 철문이 열렸다.

 

이후 공조본은 윤 대통령 측과 2시간여 협상을 벌였다. 대통령 측이 ‘자진 출석’을 주장했지만 공조본은 ‘체포’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오전 10시33분 윤 대통령을 체포했다.

 

윤 대통령은 체포 직후 “경찰이 경호 보안구역을 소방장비를 동원해서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문을 부수는 행위는 없었다. 경찰이 사용한 장비는 절단기와 사다리 정도로, 소방장비는 전혀 동원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체포된 후 공수처 검사 1명의 동행하에 경호처 차량을 타고 오전 10시53분 공수처가 있는 경기 정부과천청사에 도착했다. 평소 타던 벤츠 승용차가 아닌 경호처의 SUV를 이용했는데, 윤 대통령 측이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예림·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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