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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 첫 구속 이끈 오동운… “법 피할 수 없어” [금주의 인물]

입력 : 2025-01-19 18:11:32 수정 : 2025-01-19 19: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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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임명장 받은 뒤 8개월 후 구속 지휘
고위공직자 엄정 수사 강조
與·尹 변호인단은 내란 등 고발

“잘 좀 도와주십시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월22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당시 법무법인 금성 변호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그의 배우자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이같이 말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오 처장은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이 퇴임한 후 3개월간 공석이 된 공수처장에 오르며 “공수처가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 의지를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취임식에서 “법은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고 하여 그편을 들지 않는다”며 “고관대작이라고 하여 법을 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필요하면 윤 대통령도 소환할 수 있느냐’는 질의에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사건에 대해 답을 내릴 수 없지만 일반론으로는 동의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로부터 8개월 후 오 처장이 이끄는 공수처는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인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체포하고 구속까지 이르렀다. 

 

오 처장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부산 낙동고와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통령실은 오 처장을 공수처장 후보자로 지명하며 1998년 부산지법 예비판사를 시작으로 서울고법 판사와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 등 20년간 법원에서 재판 경험과 전문성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오 처장과 검사 출신의 이명순 변호사를 후보로 의결했는데, 윤 대통령의 선택은 오 처장이었다.

 

오 처장은 이번 윤 대통령 체포·구속 과정에서 여야 양쪽으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으며 여론의 중심에 섰다. 야당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이 실패한 후 공수처가 영장 집행을 경찰에 위임하려다 철회한 것을 강하게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오 처장의 무능과 우유부단함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오 처장은 엄동설한에 밤새워 ‘내란 수괴 윤석열 체포’를 촉구한 수많은 국민 앞에 부끄러운 줄 알라”고 쏘아붙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 소속 박지원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바보 공수처장, X맨 공수처장”이라면서 “처음부터 법사위에 나온 이분이 회색분자로 보였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오 처장은 7일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이 마지막 집행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영장 집행에 대한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체포영장 집행이 시작된 15일 오전 경기 과천 공수처 앞에서 기자들과 마주친 오 처장은 ‘오늘 집행에 실패할 경우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이날 공수처와 경찰은 윤 대통령을 결국 체포했다.

 

그는 여당과 윤 대통령 변호인단으로부터 연이어 고발을 당했다. 국민의힘은 15일 오 처장과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직권남용과 불법체포 감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는 게 이유였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도 다음 날 두 사람을 내란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변호인단은 “군사기밀인 대통령 관저 시설과 체포를 대비해 구축할 방어시설, 그리고 이를 해체할 수 있는 방법까지 수집해 관저 침임을 모의했다”며 “이는 국가권력을 배제한 내란죄에 해당하고, 그 과정에서 특수공무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무수히 많은 범죄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오 처장은 이제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무사히 마무리하고, 검찰에 사건을 송치해야 하는 책임을 안고 있다. 공수처는 이르면 다음 달 초 검찰에 사건을 넘길 전망이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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