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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탄핵 반대’ 집회 의원 대거 참석에 “개별 판단” 선 긋더니…공식 페북엔 “국민 여러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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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09 16:49:29 수정 : 2025-02-09 17: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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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셨습니까. 국민 여러분의 힘입니다.”

 

국민의힘이 9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전날 동대구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현역 의원들의 대거 참석에도 국민의힘은 공식적으로 “개별 판단”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실상은 대통령 관저 앞 집결과 ‘줄 접견’에 이어 연일 윤 대통령과 거리를 좁히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공식 페이스북 캡처.

◆與 ‘TK 정치인’ 대거 참석…주최 측 극단 발언도

 

전날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국가비상기도회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현역 의원 10여명이 자리했다. 지난 1일 부산에서 열린 같은 집회에 부산시당위원장인 박수영(부산 남구)·김미애(부산 해운대을)·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조정훈(서울 마포갑) 의원이 참석했던 것에 비해 참석 규모가 커진 것이다. 전체 참석 인원도 경찰 추산 기준 대구(5만2000명)가 부산(1만3000명)보다 4배가량 많았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인 강대식(대구 동·군위을) 의원을 비롯해 윤재옥(대구 달서을)·권영진(대구 달서병)·이인선(대구 수성을)·김승수(대구 북구을)·이만희(경북 영천청도)·조지연(경북 경산)·이달희(비례대표) 의원 등이 무대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했고, 추경호(대구 달성)·정희용(경북 고령성주칠곡)·강명구(경북 구미을)·우재준(대구 북구갑) 의원 등도 현장을 찾았다.

 

이날 집회에서는 유명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 유튜브 채널 ‘그라운드C’ 김성원 대표 등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계몽령’이라고 주장하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전씨는 “대통령 지지율이 50%, 60%를 넘게 되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은 즉시 100% 기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감히 헌법재판관들이 국민의 뜻을 거역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헌재가 대통령을 탄핵시킨다면 대한민국의 반역자이자 민주주의의 역적이며 제2의 을사오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면서 “국민의힘 의원 중에서도 조기 대선을 말하는 자들은 부모님이 멀쩡하게 살아 계시는데 제사상 준비하는 후레자식과 뭐가 다른가”라고도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국가비상기도회에서 무대 위에 올라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회 참석도 尹 면회도 “당 차원 아냐” 선 긋기

 

이런 가운데 집회에 참석한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개인 자격’임을 강조했다. 이는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의 의견으로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강명구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목소리를 냈다”면서 “영하의 추운 날씨도 막지 못한 발걸음의 이유는 단 하나, 자유대한민국을 지키자는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적었다. 김장호 구미시장도 “윤 대통령 탄핵과 그 과정에 대한 부당함을 보면서 구미시장 이전에 자유 우파의 한 개인으로서 불타오르는 가슴을 억누를 수가 없어서 동대구역 광장에 섰다”고 했다.

 

당에서도 ‘개별 행동’이라며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회 참석에 대한 당 입장 관련 질문에 “어느 의원이 참석하는지 사전에 알지 못했고, 어느 정도 규모로 참석했는지도 정확히 모른다”면서 “의원들이 개별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당 지도부 참여에 대해서도 “전혀 그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전날 정광재 대변인도 “당 지도부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면서 “당이 어떤 획일적인 방침을 주고 있지 않다. 당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존중한다는 측면에서 이해해달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전·현직 지도부의 잇따른 접견에도 당이 아닌 개별 의원 차원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기현 전 대표와 추경호 전 원내대표,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이철규·정점식·박성민 의원은 10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대통령을 접견할 예정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을, 7일에는 윤상현·김민전 의원을 만났다.

 

8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국민의힘 대구·경북 국회의원 등이 연단에 올라 집회 참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리 두기 동시에 ‘장외 여론전’ 펼쳐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은 대구 집회를 띄우고 자신들에게 비우호적인 언론과 야권을 공격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당 미디어특위 ‘진짜뉴스 발굴단’은 보도자료를 내고 “어제(8일) 동대구역 탄핵 반대 집회에는 매일신문 AI(인공지능) 분석에 따르면 15만명이 운집했다”면서 “경찰 관계자는 ‘대구 지역 단일 집회로는 역대 최대’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디어특위는 ‘8일 탄핵 찬반 집회 관련 각 방송사 메인뉴스 보도 현황’이라는 자료를 배포하며 “보수 우파 성향 시민의 목소리는 ‘2등 시민’ 취급하는 일부 레거시 미디어의 침묵의 카르텔을 확인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서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은 자신들을 비판하는 집회 참여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집회에 참여한 국민을 극우로 멸칭(蔑稱)하기 시작했다”며 “비바람과 한파 속에도 집회에 참여하는 국민이 늘어나는 것은 민주당의 내란·극우 몰이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라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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