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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병상 없어요” 수 시간 뺑뺑이… 응급입원 여전히 ‘바늘구멍’

입력 : 2025-02-17 18:48:45 수정 : 2025-02-17 21: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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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 1년…위기의 의료시스템

삼척 경찰, 자해 위험자 발견
300㎞ 떨어진 경북 구미 이송
119, 자살 시도자 이송도 지연
권역별 응급센터 확충 등 시급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으로 촉발한 의·정 갈등 1년을 앞두고 의료현장의 공백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화하고 있다. 특히 기반이 약한 지방에선 전공의 집단이탈로 빚어진 의료공백 피해가 서울·수도권보다 극심한데, 이를 고스란히 환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강원 삼척경찰서는 지난달 17일 오후 9시49분 ‘다리 난간에서 뛰어내리겠다’는 A씨 신고로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구조한 A씨의 손목에서 여러 상처를 발견하고 응급입원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정신건강복지법상 경찰은 필요한 경우 정신질환 의심자에 대한 응급입원을 의뢰할 수 있다. 경찰은 전국 정신의료기관에 연락을 돌렸지만, 수용 가능한 병상을 찾는 데에만 3시간여가 걸렸다. 결국 삼척에서 300㎞나 떨어진 경북 구미의 한 병원에서 병상을 확보했고, 환자는 119구급차에 실려 6시간여를 더 가야 했다.

지방의 의료공백 확산에 따른 ‘응급실 뺑뺑이’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구급차 관계자가 환자 이송을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충북 보은에선 전날 오후 5시30분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4명이 소방 당국에 발견됐지만 인근 병원 33곳으로부터 이송을 거부당해 3시간 넘게 길 위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발생했다. 청주에 사는 이들은 40대 여성과 초등생 자녀 2명, 여성의 지인인 50대 여성이다. 119구급대는 문의 끝에 40대 여성과 자녀들을 3시간20∼40여분 만에 현장에서 135∼186㎞ 떨어진 충남 홍성군, 인천, 경기 부천시 병원으로 이송했고, 50대 여성은 1시간4분 만에 충북 청주시 한 병원으로 옮겼다. 이들은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갖가지 대책을 내놨지만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 확충 등은 의사 부족으로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는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에서 제시한 권역센터 14곳 지정을 완료하기 위해 올해 3곳을 추가 지정해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2곳 지정을 목표로 했으나 1곳만 지정했다”며 “지정이 어려워진 데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도 무관치 않다”고 밝혔다.


이예림·임성균·김승환 기자, 보은=윤교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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