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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정형식·김형두 '3인3색'…헌재 '尹 탄핵심판' 결론 가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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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18 07:14:24 수정 : 2025-02-18 07: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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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하거나 날카롭거나 설득하거나…스타일 달라
양측 지지자들, 변론기일마다 발언 하나하나에 관심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헌법재판관들의 재판 관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탄핵 찬성과 반대 진영에선 재판관들의 질의 내용에 따라 성향을 분석하고 탄핵심판 결정까지 예측하는 등 가늠자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헌재는 18일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9차 변론기일을 열고 증거 조사를 진행한다. 지금까지 8차례 변론기일이 열리는 동안 헌법재판관 중에선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정형식·김형두 재판관이 주로 발언을 해왔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뉴시스

"의미 부여 말라" 단호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서 탄핵심판 절차 진행을 담당하는 문 대행은 종반부로 갈수록 대리인단에게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이 반복해서 절차 진행을 문제 삼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지난 13일 8차 변론기일엔 윤 대통령 측이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문제 제기를 하자 "제 말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며 "제가 진행하는 대본은 제가 쓴 게 아니다. (재판관) 여덟 분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서 말하는 것"이라고 대본을 직접 흔들어 보였다.

 

윤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가 홍 전 차장을 다시 증인으로 불러달라며 신청 취지를 설명하자 문 대행은 "요지가 뭐냐"며 "서두에 평의를 거치겠다고 안 했나"라고 일축했다.

 

문 대행은 윤 대통령의 직접 증인신문 요청에 "(재판관 평의에서) 피청구인 지위가 국정 최고책임자이기에 증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며 허가하지 않았다. 김계리 변호사가 법적 근거를 요구하자 "법적근거는 소송지휘권 행사"라고 단호하게 맞받아치기도 했다.

 

국회 측에도 단호하긴 마찬가지다. 국회 측 대리인단 김진한 변호사가 증인에게 질문이 아니라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발언을 요청하자 문 대행은 "제한한다"며 제지했다.

 

여권에선 문 대행이 과거 소셜 미디어에 진보 성향의 글을 썼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친분이 있다며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헌재는 재판관 성향에 따라 탄핵 심판이 좌우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도 넘은 사법부 흔들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형식 헌법재판관. 서상배 선임기자

"진술 왜 달라지나" 날카로운 정형식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은 증인들에게 엄격하게 사실관계를 지적하는 편이다. 유일하게 윤 대통령이 지명했지만 양측을 구분하지 않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면서 기일마다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정 재판관은 법원 내에서도 '보수·원칙주의자'로 통한다.

 

정 재판관은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내놓고 있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진술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시만 해도 보수 진영은 "믿을 건 정 재판관뿐"이라며 환영했지만, 이후 정 재판관이 윤 대통령 측에 불리한 질문도 잇따라 내놓자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 재판관은 곽 전 사령관에게 "증인 말이 자꾸 달라지니 문제가 된다"며 윤 대통령이 끄집어내라고 한 대상이 '인원'인지 '의원'인지를 재차 물었다. 곽 전 사령관은 결국 전화로 들었던 표현은 "인원을 밖으로 끄집어내라"였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를 두고 곽 전 사령관 진술이 자꾸 달라진다며 공격하기도 했다.

 

홍 전 차장에게는 체포조 메모에 '검거 요청'이라고 쓴 부분을 집요하게 추궁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검거 지원을 요청했다면 '검거 요청'이 아니라 '검거 지원'이라고 적어야 하지 않았냐는 지적이다. 홍 전 차장은 결국 "다소 합리적이지 않게 적어놨던 부분"이라고 메모의 부정확성을 인정했다.

 

반면 지난 13일엔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으로부터 "내부로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임무를 받았다"는 답변을 끌어내기도 했다. 정 재판관이 "국회 본청 내부로 진입해서 국회의원을 외부로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나"라고 구체적으로 질문한 결과였다.

 

윤 대통령 측이 조 단장 증언을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공격하자 정 재판관이 "맥락을 끊고 답을 강요하듯이 질문하면 어떡하나"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 뉴스1

"증인도 억울한 상황" 설득하는 김형두

 

김형두 재판관은 사실관계와 맥락 파악에 집중한다는 평가다. 검찰 진술조서 내용을 바탕으로 비상계엄 당시 시간대별 상황을 재구성하고 증인들에게 재확인하는 방식이다.

 

김 재판관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명했지만,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대법원장 후보군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김 재판관의 질의 내용을 놓고 성향 평가가 엇갈린다.

 

그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형사 재판을 이유로 진술을 거부하자 "지시를 따른 건데 기소됐으니 증인도 억울한 상황"이라며 "기억나는 대로만 이야기하면 아무 문제가 안 된다"고 설득하기도 했다.

 

김 재판관은 조태용 국정원장이 비상계엄 선포 후 윤 대통령과 미국 출장 일정에 대한 통화를 했다고 하자 "이해가 안 간다"고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홍장원 전 차장한테 굉장히 많은 지시를 했는데, 그리고 바로 (30초가량 뒤에) 국정원장한테 전화해서는 참 한가한 이야길 한다"는 지적이다.

 

김 재판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비상입법기구 성격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진행 과정도 구체적으로 물었다.

 

조성현 단장에겐 부대원이 국회로 출동할 당시 타고 간 차량 종류와 국회 도착 상황, 이진우 전 사령관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시점 등도 상세하게 질문했다.

 

한편 이처럼 재판관의 발언마다 의미를 부여하고 성향을 나누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재판관들의 발언 하나하나를 평가하면서 "믿을 수 없다", "더 압박해야 한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재판관들의 발언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내용이라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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