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정부가 가상자산을 직접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비트코인은 4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고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대장주인 이더리움을 비롯해 일부 가상자산은 10% 가까운 폭락이 이어졌다.

11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전일 대비 5.7% 내린 7만8386.17달러에,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9.83% 급락한 1845.11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뉴욕 시장 후반 한때 7만7480달러까지 저점을 낮추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솔라나와 리플 등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 자산 비축 후보로 언급했지만 행정명령에는 언급되지 않은 가상자산의 낙폭은 더 컸다. 또 미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 주가는 17.58% 급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인 스트래티지 주가는 16.7% 급락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세금으로 가상자산을 직접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정부의 비트코인 직접 매입을 기대했던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가상자산 준비금 발표가 처음에는 낙관론을 불러일으켰지만, 거시 상황 악화와 관련한 공격적인 매도 속에서 랠리가 빠르게 무너졌다.
향후 미국의 전략적 가상자산 비축금은 형사 및 민사 소송 사건에서 압수된 코인들로 조성될 예정이다. 미국은 현재 약 170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과 약 4억달러 상당의 알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선 관세 전쟁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재개할 때 가상자산 가격이 다시 상승 추세를 재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즉 가상자산의 하락장이 장기화하고 변동폭이 향후 더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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