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정책 시행…금요일 저녁 퇴근 후 출발
주말 보내고 돌아오는 ‘밤도깨비 여행’ 가능해
국내 여행업계가 중국 패키지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모객 경쟁에 나섰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한국인 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 이후 한국인 여행객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다.

작년 일본 여행 붐이 올해 들어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송출객 실적이 낮아지자, 여행업계는 급증한 중국 여행 수요를 통해 이를 만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2일 법무부의 도착지별 내국인 출국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무비자 정책이 시행된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으로 출국한 내국인은 64만7901명으로 전년 동기(40만3470명) 대비 60.6% 증가했다.
중국은 비자 발급 비용과 시간 등의 절차로 인해 개별 여행객보다 단체 패키지 여행객이 많았다. 무비자 정책 시행 전에는 가장 저렴한 일회용(단수) 단체 비자가 5만~6만원이 소요됐다.
발급 기간도 약 1주일이 걸렸다.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젊은 층은 개별 비자를 발급받아야 했고, 비용 부담이 커 관심이 적었다.

그러나 무비자 정책 시행 이후, 금요일 저녁 퇴근 후 출발해 주말을 보내고 돌아오는 이른바 ‘밤도깨비 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중국이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이에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다양한 지역과 차별화된 패키지 상품을 출시하며 할인 혜택을 더해 모객 경쟁에 불을 붙였다.
3월부터 본격적인 봄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업계는 중국 여행 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 여행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여행지 개발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여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일부 존재하지만, 지난달 명절 효과 소멸로 전체 여행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중국 여행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다”며 “환율 상승과 일본 숙박세 인상 등으로 인해 일본 여행 심리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작년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882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12.8% 증가한 96만7000명이 방문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2월 들어 주요 여행사의 일본 송출객 수는 감소세를 보였다.
하나투어의 경우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일본 비중이 27~28%대를 유지하다가 2월에는 23.7%로 감소했다. 모두투어도 전년 대비 27.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2월은 1월 설 연휴로 인해 기저효과가 발생하면서 여행객 감소가 더 두드러졌다”면서도 “3~4월 봄꽃 개화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일본 여행 수요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여행업계가 단순한 관광 패키지에서 벗어나 현지 체험과 고급 여행 상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 여행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여행사들이 중국 패키지 상품 판촉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숙박과 교통 인프라 부족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행사와 현지 업체 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항공사들도 중국 노선 확대를 추진하며 중소도시 노선을 강화하고 지방 출발 항공편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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