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최초 ‘1000만 관중’ 기세 이어가
KT, 한화에 5-4 승리… 전날 패배 설욕
배정대,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 작렬
삼성 후라도 등 활약… 키움 상대 2연승
SSG·LG, 각각 두산·롯데 만나 모두 이겨
“반갑다 야구야.”
지난해 1088만7705명이 야구장을 찾아 처음 1000만 관중을 넘어선 KBO리그가 역대 최초로 개막 2연전 모두 매진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막이 올랐다. 2년 연속 1000만 관중 돌파를 향해 기분 좋은 첫걸음을 내디뎠다.

23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전날 펼쳐진 2025 KBO리그 개막전에서 서울 잠실구장(롯데-LG) 2만3750명을 비롯해 인천 SSG랜더스필드(두산-SSG) 2만3000명,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키움-삼성) 2만4000명, 광주 KIA챔피언스필드(NC-KIA) 2만500명, 수원 KT위즈파크(한화-KT) 1만8700명까지 5개 구장에 총 10만9950명이 몰려들었다. 취소 경기가 하나도 없는 프로야구 개막전 전 구장 매진은 역대 일곱 번째이며 2023년부터 3년 연속 개막전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23일에도 5개 구장 모두 매진되면서 이틀간 21만9900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개막 시리즈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9년 21만4324명이다.
2017년 이후 8년 만에 10개 구단이 모두 외국인 투수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운 가운데 ‘이적생’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50억원을 받고 KT에서 한화로 둥지를 옮인 유격수 심우준의 활약이 돋보였다. 심우준은 건실한 수비와 빠른 발을 앞세운 도루 능력에 비해 타격 능력은 다소 떨어져 ‘오버페이’가 아니냐는 세간의 평가를 보기 좋게 날려버렸다. 심우준은 한화가 0-2로 뒤진 3회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 후 후속 안타 때 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2-2로 맞선 7회 2사 2루에서는 역전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한화의 4-3 역전승을 이끌었다. 심우준은 “세리머니를 더 크게 하고 싶었는데…”라며 ‘친정’ 팬들을 배려하면서도 “중요한 상황에서 역할을 했으니 만점”이라고 한화 데뷔전을 자평했다.
23일엔 KT가 ‘멍군’에 성공했다. KT는 4-3으로 앞선 9회 국가대표 마무리 박영현을 올렸지만, 한화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맞으면서 올 시즌 첫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올해부터 12회에서 11회로 줄어든 연장전의 승자는 KT였다. 11회 말 1사 1, 2루에서 유독 끝내기 안타를 많이 쳐 별명이 ‘끝내주는 남자’인 배정대가 주인공이었다. 그는 한화 마무리 주현상의 2구째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해 좌중간을 뚫는 끝내기 2루타를 쳐내며 5-4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11월 롯데에서 두산으로 옮긴 김민석도 SSG와의 개막 첫날 5타석 4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리드오프(1번 타자)로 기용한 이승엽 감독의 믿음에 100% 부응했다. 팀은 5-6으로 졌다. SSG는 23일에도 에이스 김광현의 5.2이닝 2실점 역투를 앞세워 5-2로 승리하며 개막 2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삼성은 개막전에서 키움에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아리엘 후라도(파나마)를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해 재미를 봤다. 후라도는 친정팀 키움을 상대로 6이닝 2실점 역투로 13-5 대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23일에도 멀티 홈런을 터뜨린 디아즈와 박병호, 김영웅까지 총 4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11-7로 이겼다.
키움은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7순위, 전체 27순위로 뽑은 내야수 여동욱이 첫 경기 2회 첫 타석에서 좌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린 게 위안이 됐다. 신인이 개막전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날린 것은 1998년 조경환(롯데), 2018년 강백호(KT)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NC와 개막전에서 8회 타선 폭발로 9-2로 이겼지만, 23일엔 4-5로 패했다. NC의 새 사령탑 이호준 감독은 첫승을 신고했다. KIA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에 빛나는 김도영의 부상으로 걱정거리를 한 가득 안은 채 시즌을 출발하게 됐다. 김도영은 개막전 3회에 안타를 치고 출루하는 과정에서 부상으로 교체됐다. 왼쪽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손상 1단계 진단을 받은 김도영은 NC와의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LG는 이틀간 홈런포 7방, 28안타로 폭발하며 롯데를 12-2, 10-2로 연파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개막전 1회에 투런포로 2025시즌 전체 1호 홈런을 신고한 문보경은 23일에도 1회부터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투런포를 날렸다.
올해부터 본격 적용된 피치클록을 가장 먼저 위반한 선수는 한화의 새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였다. 폰세는 개막전 선발로 나서 3회 말 2사 1, 2루에서 KT 문상철을 상대로 초구를 늦게 던져 1볼을 선언당했다. 개막전에서 나온 피치클록 위반은 폰세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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