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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대피하다…집에서 못 피해서…‘괴물 산불’ 인명피해 더 커지나

입력 : 2025-03-26 10:59:41 수정 : 2025-03-26 10: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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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북 지역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다. 집에서 혹은 대피 중 화마의 습격을 당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26일 경북 영양군 석보면 인근 도로에 산불에 불에 탄 차량이 보존돼 있다. 이 차량 인근에서 산불 대피하다 숨진 3명이 발견됐다. 영양=연합뉴스

26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18명으로 집계됐다.

 

경북이 14명, 경남 4명이다. 사망자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파악됐다.

 

다친 사람은 중상 6명, 경상 13명 총 19명이다. 

 

경북 영양군에서는 석보면 삼의리 이장 내외가 사망했다. 이들은 화매리에 사는 처남댁을 구해 차에 태우고 이동하다 변을 당했다. 이장 내외와 처남댁은 전날 오후 8시쯤 도로 옆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이 탄 차량은 멀리 않은 곳에 전소된 채 발견됐다. 주민들은 “대피장소 반대 방향인 삼의리로 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혹시 모를 고립 주민을 구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에서는 요양원 직원과 입소자 총 6명이 차를 타고 대피하던 중 화염으로 차가 폭발하면서 3명이 숨졌다. 매정1리와 축산면에서도 각각 2명,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경남 하동군 옥종면 안계마을 뒤편 산에서 불길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하동=뉴시스

경북 청송군에서는 70·80대 노인 2명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청송읍 외곽에서도 불에 탄 6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산불 대피 명령에 따라 자가용을 이용해 대피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동 임하면과 임동면에서도 각각 주택 마당에 쓰러져 있는 50대와 70대 여성이 발견됐다. 

사망자들은 대피를 시도하다가 차 안이나 도로 등에서 숨진 것으로 보인다. 산불 피해 지역 주민 다수가 고령이어서 대피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실종 신고도 잇따르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나 부상자 등은 더 늘어나는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주 연령대는 60∼70대로, 교통사고로 인해 대피를 못 했거나 불이 빨리 번지면서 피하지 못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조사 중이라서 구체적으로 사고 경위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산불이 지나간 26일 경북 안동시 길안면 묵계마을이 폐허처럼 변했다. 안동=연합뉴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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