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북 지역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다. 집에서 혹은 대피 중 화마의 습격을 당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26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18명으로 집계됐다.
경북이 14명, 경남 4명이다. 사망자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파악됐다.
다친 사람은 중상 6명, 경상 13명 총 19명이다.
경북 영양군에서는 석보면 삼의리 이장 내외가 사망했다. 이들은 화매리에 사는 처남댁을 구해 차에 태우고 이동하다 변을 당했다. 이장 내외와 처남댁은 전날 오후 8시쯤 도로 옆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이 탄 차량은 멀리 않은 곳에 전소된 채 발견됐다. 주민들은 “대피장소 반대 방향인 삼의리로 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혹시 모를 고립 주민을 구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에서는 요양원 직원과 입소자 총 6명이 차를 타고 대피하던 중 화염으로 차가 폭발하면서 3명이 숨졌다. 매정1리와 축산면에서도 각각 2명,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 청송군에서는 70·80대 노인 2명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청송읍 외곽에서도 불에 탄 6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산불 대피 명령에 따라 자가용을 이용해 대피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동 임하면과 임동면에서도 각각 주택 마당에 쓰러져 있는 50대와 70대 여성이 발견됐다.
사망자들은 대피를 시도하다가 차 안이나 도로 등에서 숨진 것으로 보인다. 산불 피해 지역 주민 다수가 고령이어서 대피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실종 신고도 잇따르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나 부상자 등은 더 늘어나는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주 연령대는 60∼70대로, 교통사고로 인해 대피를 못 했거나 불이 빨리 번지면서 피하지 못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조사 중이라서 구체적으로 사고 경위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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