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신인 첫 경기 투구 수 2위 기록
“자신감 심어져” “부상 우려” 갑론을박
한화 정우주·삼성 배찬승도 속구 뽐내

2025 프로야구는 고졸 신인 투수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1∼3순위로 입단한 키움 좌완 정현우(19·사진), 한화 우완 정우주(19), 삼성 좌완 배찬승(19)이 개막 엔트리에 진입해 데뷔전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현우는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데뷔전 첫승을 올리면서 무려 122구나 던졌기 때문이다.
정현우는 지난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와 5이닝 동안 8피안타 7볼넷 4탈삼진 6실점(4자책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아웃카운트 15개를 잡는 과정에서 투구 수가 122개에 달할 만큼 험난한 데뷔전이었다. 정현우는 팀이 11-4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17-10으로 경기가 끝나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KBO 역대 12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이었다.
사실 4회까지 이미 93개를 던져 정현우가 5회에 등판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키움은 불펜 투수의 연투도 여간해선 피할 만큼 투수 관리가 철저한 팀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불펜 투수의 한 경기 멀티 이닝(2이닝 이상) 소화는 321회로 같은 기간 리그 평균(1134회)의 28.3%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홍 감독은 정현우에게 뜻깊은 승리를 안겨주고 자신감을 심어주겠다는 선택을 했다. 이렇게 정현우는 역대 KBO리그 고졸 신인 데뷔전 투구 수 2위 기록에 해당하는 공을 던졌다. 이 부문 1위는 1991년 4월24일 부산에서 OB(현 두산)를 상대로 롯데 신인 김태형이 던진 135개(9이닝 1실점)다. 종전 2위 기록은 현대 김수경의 120구(1998년 4월17일 인천 쌍방울전)였다.
정현우의 역투를 두고 야구계에서는 갑론을박이 오간다. 종전 고졸 신인 120구 이상은 모두 1990년대에나 있었던 일로, 2000년대 이후로는 부상 우려 탓에 자제했다. 반면 앞으로 팀의 주축이 될 신인 선수의 기를 살려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결국 앞으로 키움이 어떻게 정현우를 관리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다음 선발 순서를 건너뛰는 것을 포함해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정우주와 배찬승은 시속 150㎞대 강속구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정우주는 데뷔전인 지난 23일 수원 KT전에서 3-4로 뒤진 8회 말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최고 구속 시속 155㎞를 뿌리며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25일 열린 LG전에선 제구 난조로 다소 흔들렸으나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같은 날 대구에서 키움을 상대로 한 데뷔전에 나온 배찬승도 최고 시속 155㎞의 강속구를 앞세워 삼진 1개 포함 1이닝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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