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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상대가 없는데"… F-22 넘어선 전투기 만드는 미국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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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30 08:00:00 수정 : 2025-03-30 15: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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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전투기로 불리는 F-22의 뒤를 이어 미 공군 주력이 될 전투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함께한 회견에서 “엄격하고 철저한 경쟁 끝에 미 공군은 차세대 전투기 사업자로 보잉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 공군이 공개한 F-47의 상상도. 미 공군 제공

전투기 이름은 F-47로 정해졌다. 차세대 공중 우세(NGAD)라고 불렸던 프로그램이 F-47로 불리게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것 중 가장 발전되고 가장 강력하고, 가장 치명적인 전투기가 될 것”이라며 “최첨단 스텔스 기술, 기동성 등 지금까지 없었던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F-47이 개발된다면 200대 안팎의 수량이 생산될 전망이다.

 

◆유럽보다 빠른 개발 속도… 중국 견제용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투기의 실험용 버전은 거의 5년 동안 비밀리에 비행을 해왔다”며 “우리는 이 항공기가 다른 어떤 나라의 항공기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F-47 전투기의 상상도를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NGAD 상황은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이 거의 없다. 2010년대 중반부터 미 공군이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협력하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미국 군용기 제작업체인 록히드마틴과 보잉, 노스롭 그루먼이 참가했으나 노스롭은 스텔스 폭격기 B-21 개발을 맡으면서 2023년쯤 경쟁에서 물러났다.

 

이후 록히드마틴과 보잉의 양자 구도로 경쟁했으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비용 등을 이유로 NGAD를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를 실시하면서 관련 의사결정을 차기 행정부에 넘겼다.

 

트럼프 행정부는 F-47이란 이름을 공개하면서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신속하게 밝혔다.

 

F-22는 세계 최강 스텔스기로 평가받지만, 냉전 시절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진행중인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 공중 우위를 지속하려면 F-22·F-35로는 한계가 있다.

 

NGAD 차원의 록히드마틴·보잉 시험기는 수백 시간을 시험비행하며 기술을 시험했다. F-47은 이미 기술적 개념이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는 의미다. 실제 개발 완료 시기가 예상보다 단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공군 F-22 스텔스 전투기가 상승 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영국·이탈리아·일본이 추진 중인 글로벌 전투항공 프로그램(GCAP), 프랑스·독일·스페인이 진행하는 미래 전투항공 프로그램(FCAS) 등 유럽의 6세대 전투기 계획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F-47은 중국·러시아 등의 방공체계·항공기 기술이 갈수록 발전하면서 스텔스 성능의 우위가 약해지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들이 대거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F-47의 모체인 NGAD는 전투기 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갖춘 협력 전투 항공기(CCA) 드론, 신형 엔진, 무장, 전자장비, 네트워크, 전투 관리 기능 등을 포괄한다. 이 모든 최신 기술이 융합되어 F-47의 전투력을 구성한다. 기체 능력만 바라본다면, 그 실체를 간과할 수 있다. 

 

F-47과 CCA는 유·무인 복합체계를 갖춰 전투를 치른다. CCA는 미국 무인기 업체인 제너럴 다이나믹스와 안두릴이 참여하고 있다. F-47 1대에 CCA 2대 이상이 배치되며, 공중전·지상공격·레이더 파괴 등의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CCA에 무장이 장착되면, F-47 기체에 다수의 무장을 탑재할 필요성은 낮아진다. 이는 기체 크기를 줄이거나 항속거리를 연장할 연료 탑재량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 공군 협력 전투 항공기(CCA) 드론으로 지정된 YFQ-42A(제너럴 아토믹스·아래)와 YFQ-44A(안두릴·위). F-47과 결합되어 쓰일 전망이다. 미 공군 제공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F-47에 대해 설명했을 때, F-47의 모습을 담은 그림도 처음 공개됐다. 앞쪽 동체와 날카롭게 뒤로 휘어진 날개는 있었지만, 세부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공개된 그림대로 F-47이 개발된다면, 보잉이 1990년대 기술실증기로 만든 YF-118G 등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1996년 첫 비헹을 한 YF-118G는 스텔스 기술과 새로운 항공기 설계 및 제작 방법을 시험하는데 사용된 단좌형 스텔스 기술 ​​시연기로서 수직꼬리날개가 없다. 이같은 컨셉은 F-47과 유사하다.

 

F-47 기체 전방에 카나드(보조날개)가 있는 것은 독특한 형태다. 스텔스기 중에서 카나드를 갖춘 것은 중국 J-20 정도다. 일반적으로 카나드가 스텔스 성능을 떨어뜨린다는 인식 때문이다.

 

F-47이 수직꼬리날개를 갖추지 않는다면, 카나드가 기동성과 안정성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스텔스 성능을 일부 낮추더라도 전투기로서의 기동성은 유지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카나드를 장착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스텔스 효과를 유지하는 기술을 개발했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 등을 교란하기 위해 카나드가 있는 형태의 그림을 일부러 공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보잉이 1990년대 기술실증기로 만든 YF-118G. 미 공군 제공

F-47은 음속의 2배가 넘는 속도로 비행하는 능력을 지닐 전망이다. 항속거리도 F-22(약 3000㎞)를 넘어설 정도로 상당한 수준으로 설정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군의 중장거리 타격능력이 계속 강화되는 상황에선 오키나와·괌 등 중국과 가까운 인도태평양 서부 지역의 미군 거점에 대한 위협도 증대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먼 곳에서 동아시아로 날아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장거리 비행성능과 더불어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

 

스텔스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무장을 기체에 수납하는 내부 무장창도 갖출 전망이다.

 

유·무인 복합체계를 적용해서 유인 전투기가 다수의 무인기를 함께 운용해서 전투력을 높이고 비용은 절감하는 방식을 사용하면 F-35보다 훨씬 강한 위력과 작전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

 

엔진은 제너럴일렉트릭(GE)의 XA102 또는 프랫 앤드 휘트니(Pratt & Whitney)의 XA103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엔진은 연료 소비량을 기존보다 20% 이상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미 공군 F-15EX 전투기가 조립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美 방위산업 ‘쏠림’ 방지

 

F-47 개발을 보잉이 맡은 것은 미국의 정치·군사·산업 분야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보잉은 지난해 1월 알래스카 항공 737 맥스9 여객기의 동체 일부가 비행 중 떨어져 나가는 등 잇따른 사고로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투기 등급으로의 강등을 막고자 240억 달러(35조 2320억 원)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KC-46A 급유기는 일부 기체에서 균열이 발생했고, T-7A 훈련기는 일정이 지연되는 상태다. F-15EX는 미 공군 발주 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록히드마틴이 F-35를 앞세워 스텔스 전투기 시장을 휩쓸고 있고, 노스롭 그루먼은 첨단 폭격기 분야에서 기반을 다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잉은 F-47 개발을 주도, 록히드마틴에 밀리던 첨단 전투기 개발·생산 기반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미 공군 F-35A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국 정부로서도 록히드마틴에 스텔스기 역량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록히드마틴이 스텔스기 개발을 독점하게 된다면, 기술 발전 등에서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유사한 수준의 역량을 갖춘 방위산업체가 복수로 존재해야 경쟁에 기반해 기술 개발과 전력화 등을 빠르게 추진하고, 각각 차별화된 무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중국은 중국 항공공업그룹 산하 청두항공기공업그룹(CAC)이 J-20을 만들었고, 센양항공기공업그룹(SAC)이 J-35를 만들었다. CAC와 SAC는 각각 6세대 스텔스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록히드마틴이 5세대 스텔스기인 F-35의 성능 향상과 유지 보수에 집중하고, 보잉은 6세대 스텔스기 개발에 집중하면 복수의 업체가 스텔스기 기술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F-47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제공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뚜렷하게 드러낸 전투기다.

 

개발이 성공하면, 기존 공중전 판도를 바꿀 정도의 성능을 과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중 전략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F-47이 미칠 영향이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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