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117명 매몰되고 최소 5명 사망
미얀마 중부에서 28일 규모 7.7의 강진이 덮쳤다. 미얀마 군정은 144명이 사망하고 732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지진 영향으로 미얀마 인접국인 태국에서도 건설 중이던 30층 건물이 무너져 117명이 매몰되고 5명이 숨졌다.

미얀마 중부 내륙에서 28일 낮 12시 50분쯤(현지시간)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진앙은 인구 120만명의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서남서쪽으로 33㎞, 수도 네피도에서 북북서쪽으로 248㎞ 각각 떨어진 지점이다. 진원 깊이는 10㎞로 관측됐다. 이어 12분 뒤 규모 6.4의 여진이 같은 지역에서 일어났다.
로이터통신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지진으로 144명이 사망하고 73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강진으로 곳곳에서 시설·건물이 무너졌다. 만달레이와 인접 사가잉시를 잇는 90년 된 다리가 무너졌으며, 미얀마 중부 아웅반의 3∼4층 건물로 추정되는 호텔이 붕괴했다. 또 만달레이에서 호텔이 기울어지는 등 왕궁과 건물들이 부서졌다. 만달레이와 네피도 간 고속도로도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네피도와 만달레이 공항은 폐쇄됐다.
한 만달레이 주민은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모두가 집에서 뛰쳐나왔다”면서 “눈앞에서 5층짜리 건물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지진 발생 지역과 1000여㎞ 떨어진 태국 수도 방콕에서도 강진으로 관광 명소인 짜뚜짝 시장 근처의 건설 중이던 30층 높이 빌딩이 무너졌다. 태국 구조대는 이 사고로 건설 노동자 117명이 매몰되고 5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건설 중이던 고층 건물이 먼지 폭풍을 일으키며 한순간에 와르르 붕괴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빠르게 확산했다.
방콕 곳곳의 빌딩과 아파트, 쇼핑몰 등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놀란 주민들이 길거리로 황급히 뛰쳐나왔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본 6개 지역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인도주의 지원을 요청했다. 태국에서도 패통탄 친나왓 총리가 긴급회의를 소집해 방콕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지진 여파로 태국 증권거래소는 모든 거래를 중단했다.
강진 발생 후 미얀마 주재 한국대사관은 영사 협력원 등을 통해 현지 교민과 관광객 등 한국 국민의 피해 여부를 파악 중이며, 미얀마 한인회와 미얀마 양곤지회 등도 교민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미얀마와 태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지원 의사를 표했다. 조 장관은 “대한민국 정부는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고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피해자들의 신속한 구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이날 긴급 지원 의사를 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엑스에 애도의 뜻을 표하고 “더 많은 지원을 할 준비가 됐다”고 적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